‘차량용 스마트카드로 첨단 자동차 세상을 밝힌다.’
세계 완성차업계 최초의 사례로 주목되는 현대자동차 차량용 스마트카드사업이 상용테스트를 거쳐 늦어도 내년이면 실현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철저한 보안 속에 차량용 스마트카드사업을 준비해온 현대차는 EF쏘나타에 대한 실증실험을 마치고 내년 중반 스마트카드 단말기(SCU)를 장착한 차종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실증실험을 거쳐 SCU의 기능을 확인했고 현재 SCU와 연동되는 웹포털(가칭 MSC 웹)을 구축 중”이라며 “웹포털이 완성되는 오는 11월 말부터 고객리서치작업을 거쳐 NF(EF쏘나타 후속모델)가 출시되는 내년 중반부터는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차량용 스마트카드사업은 차량 출시에서 정비·폐차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묶을 수 있는 지능형 자동차서비스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텔레매틱스 상용화와 함께 당분간 자동차 IT화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는 SCU를 지원하는 웹포털을 텔레매틱스사업과 연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차량의 운행정보 지원과 디지털차량 관리가 동시에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차량용 스마트카드사업을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를 공동참여시킨 그룹 차원의 신사업으로 구상해왔다. 이 가운데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각각 발급사 및 자동차 금융서비스 제공을 맡고, 현대모비스는 차량 내 단말기(SCU) 양산을 책임진다.
현대차는 본사 기획총괄본부(정순원 사장) 소속의 ‘카라이프(CL)팀’을 통해 이 사업을 주관하는 한편 계열사 및 협력사간 원활한 업무협조 체제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사업 구상=스마트카드사업은 현대차의 수출전략과 부품조달 관행,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유통채널 전략까지 맞닿아 있는 일종의 혁신 프로젝트로 통한다. 오토리스·신용카드·주유소·마일리지 등 자동차 매체를 통합할 수 있으며 웹과 SCU를 통한 고객연계효과도 커 일종의 현대차 멤버십 확보정책이라는 평가다.
현대차는 이 사업을 통해 우선 부품협력사 라인을 대폭 정비할 계획이다. 스마트카드에 각종 부품의 성능기록이 집계됨으로써 협력업체의 품질관리와 선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애프터마켓에서도 부품가격 투명화 등 기존 유통질서의 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정비소·대리점마다 제각각이던 부품가격이 고객들에게 완전공개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또 상용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수출시장 적용도 구상 중이다. 해외 고객들의 DB를 웹포털과 연계해 고객접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어떻게 구현되나=운전자가 한 장의 스마트카드를 스테이션 SCU에 대면 차량운행 상태, 고장 여부, 소모품 교환주기 등 차량정보가 일목요연하게 나온다. 집에 와서도 웹포털에 들어가 자기 차량의 정보를 볼 수 있다. 텔레매틱스가 운행정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면 스마트카드는 온라인을 통한 전반적인 차량관리가 가능하다.
향후 각종 인프라 구축 여부에 따라 운전자는 금융·의료·멤버십 등 일괼된 서비스체계를 제공받게 된다.
전세계적으로는 일본 도요타가 ‘바주닷컴’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고객관리와 카드를 묶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유럽에서는 내년 7월부터 상용차에 보험상품·오토리스·주유소 등을 연계한 스마트카드 단말기 장착이 의무화된다.
현대차 측은 “SCU 및 관련 솔루션 개발을 완료한 상태지만 상용화에 앞서 서비스 모델과 제반 인프라 구축 확대에 치중하고 있다”며 “인프라 구축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미 상용화 계획이 수차례 늦춰진 만큼 내년 중반기에는 사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