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대상이 아닌 변화의 주도자가 되라!”
이 외침은 수배전반 사업에 뛰어든 이후 내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되뇌여온 문구다.
2003년 1월 케이디파워는 수배전반 업계 최초로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 1호를 획득했다.
2000년 11월 처음 기술을 제안하고 이후 26개월여 동안 전문가회의 및 공청회 등을 통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수배전반을 고효율에너지기자재로 지정하자고 처음 에너지관리공단에 제안했을 당시 업계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제안한 규격이 고효율에너지기자재로 채택되면 업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지 않겠느냐 하는 시각에서였다. 우리만 홀로 고효율제품으로 지정받아 업계 수요를 독식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표적이었다.
물론 우리가 고효율인증을 제안한 취지는 업계 전체의 품질을 향상시키자는 데 있었지만 다소의 오해가 생긴 것이다. 결국 우리는 케이디파워의 독자기술만을 고집하지 않았고 업계와의 대화와 논의를 거쳐 2년여 만에 합의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전문연구기관의 연구용역에 의한 결과물로부터 산업자원부 고시에 따른 80여 가지의 EMI, EMS, 주수시험, 3만5000A의 고강도 단락시험 등이 포함됐다. 또 엄격한 한국전기연구원 시험과정과 우수한 품질의 고효율 기기를 만들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기술 및 품질보증 위주의 공장실사 등 어느 하나 마음편히 넘길 수 없는 과정이었다.
그 인고의 세월을 거치며 드디어 우리가 원하던 업계최초의 ‘고효율 수배전반’이 탄생하게 되었다.
어려운 과정을 설명하기라도 하듯 공식명칭은 ‘복합기능형 수배전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변형됐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업계가 이러한 고효율 제품인증 출현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진 것이라든가 우리와 관련단체간 첨예한 대립 등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어쨌든 3년 동안 줄기차게 제도와 편견에 맞서 싸워오면서 결국 우리는 해냈다.
고효율에 대한 정확한 기술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부합되는 제품과 이에 대한 공인기관의 시험을 통과하면 누구나 고효율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기업하는 사람은 누구나 고품질·에너지절약 제품을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뿐더러 소비자 또한 전기요금 절약은 물론 시설비용의 절약으로 수혜자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에너지 절약에 크게 기여하게 되리란 게 나의 생각이다.
현재는 아무도 가지 않고, 또 가기 싫어하는 길이지만 전기업계의 미래와 소비자의 신뢰,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라면 흙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길이라도 가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pgj123@kdpow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