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가는 것이 즐겁다.’
삶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물을 사용해 그곳(?)을 세척하는 비데 수요가 부쩍 늘고 있다. 이른바 ‘재래식’ 화장실이 깨끗한 첨단 위생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비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개인의 청결한 위생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 식생활문화가 서구식에 가까워지고 불규칙해지면서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3명이 치질이나 변비로 고생하는 등 소화기관 관련 질병이 늘어난 것도 비데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이 때문인지 최근 들어 고급 아파트나 빌라의 경우 비데 설치를 기본으로 하는 곳이 증가하는 추세다.
비데 수요가 늘면서 국내외 업체간 시장 선점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청호나이스·웅진코웨이·삼성전자·삼홍사 등 비데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업체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제품의 기능 및 성능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돼 세정 및 온수는 물론 앉을 자리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온좌, 다가서면 뚜껑이 저절로 열리고 닫히는 자동개폐, 신체에 따라 세정노즐이 조절되는 자동노즐 등 첨단기능을 지닌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굿모닝 비데’는 첨단 비데의 대표주자다. 이 제품은 이용자가 접근하고 멀어지는 것에 따라 덮개가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전자동개폐’ 기능을 채택했으며 리모컨을 이용해 시트 덮개를 개폐하고 세정기능도 조절할 수 있다. 세정수에 공기를 혼합, 분사함으로써 세정력을 높였으며 촉감을 부드럽게 하는 ‘에어기능’도 자랑거리다. 특히 가족 구성원에 따라 총 4명까지 비데의 동작종류·노즐위치·수압세기 등을 개인별 취향에 맞게 설정, 리모컨에 기억시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143만원.
웅진코웨이개발의 ‘룰루 비데’는 렌털이 가능한 제품. 겨울철을 위해 좌변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온좌·온수세정·온풍건조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위생필터로 세정할 수 있어 상쾌하고 깨끗한 뒤처리가 가능하며 유압식 댐퍼로 부드러운 개폐가 가능해 손을 다칠 염려가 없다. 모든 부품을 조그맣고 집약적으로 만들어 콤팩트한 사이즈로 작은 면적의 화장실에도 설치가 가능하며, 저소음의 기어방식 펌프를 내장해 조용한 것도 장점. 가격은 일시불 72만6000원, 렌털의 경우 등록비가 7만원, 월 렌털료가 2만3000원이며 1년 사용 후부터는 1만6000원으로 할인된다.
삼성전자는 가격경쟁력을 강조한 ‘디지털 비데’를 내놓고 있다. 이 제품은 정수필터를 사용해 물속의 미세한 불순물과 세균을 걸러내며 별도의 여성전용 노즐이 있어 부인병 예방과 생리기간 중 청결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노즐이 앞뒤로 움직여 마사지 효과를 주며 사용자 체형에 맞게 노즐위치를 변경할 수 있다. 아울러 화장실 냄새를 없애는 라벤더향필터(교환식)를 채용해 항상 화장실에서 은은한 꽃향기가 나고 자동으로 변기 주변의 냄세도 제거한다. 자동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전 과정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45만원(설치비 제외).
삼홍사는 해외시장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매직크린’을 내놓고 있다. 이 제품은 습기에 강하고 고지대등 수압이 약한 지역에서도 안정된 수압 유지가 가능한 게 특징. 비데 전용 저소음 모터펌프를 장착해 풍부한 유량 및 안정된 수압을 유지하고, 세정시 나오는 물에 공기방울을 섞어 부드럽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진동융착 방식으로 제작돼 틈새가 없어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욕실 가전에서 필수적인 절연 및 방수가 뛰어나다. ‘소프트스타트’ 기능으로 놀라는 것을 방지했다. 가격은 39만∼44만원.
이밖에도 동양매직·대림·로얄토토·비데코리아 등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구매가이드
시중에서 구입 또는 렌털할 수 있는 비데는 모델마다 품질·기능·가격 등이 천차만별이지만 크게 전자·전기·기계식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전자식 비데다.
전자식 비데는 전자회로 및 프로그램을 내장해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물탱크에 일정량의 물을 받아서 사용하므로 냉·온수 조절이 가능하고 변좌를 따뜻하게 해줘 겨울철에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세정 후 물기를 말려주는 온풍건조 기능은 환자·임산부·노약자 등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이용자에게 효과적이다. 탈취기능과 항균기능을 갖췄으며, 수온·수압·온풍 강약 조절도 가능하다.
전기식 비데는 전기히터 장치를 설치해 냉·온수 겸용으로 세정한다. 난방 변좌 및 온풍 건조기능이 없지만 적은 비용으로 비데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데 구입시 최우선 고려해야 할 부문은 안전성과 사용자의 환경.
기계식 비데의 경우 온도 급상승으로 인한 화상이나 적당하지 않은 수압으로 항문에 상처를 줄 수 있어 이를 충분히 고려한 후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전기 및 전자식 비데의 경우 감전사고 위험성이 있어 이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지 여부를 자세히 살펴본다. 전자식은 내부구조가 라디오 기판과 같이 복잡하고 변좌에 열선이 설치돼 있어 고장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구입시 AS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이용자 특성에 따라 제품을 고르는 것도 현명한 방법. 가족 중 환자·임산부·노약자 등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가 있다면 온풍건조 기능을 갖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수압이 약한 가정에서는 노즐에서 나오는 수압이 약하면 세정이나 마사지 효과가 떨어지므로 자체적인 모터를 구동해 수압을 높여주는 제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원수를 사용하는 비데는 자칫 물속에 불순물이 섞여 나와 오염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신체의 주요 부위를 세정한다는 점을 고려해 정수필터를 장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알아둡시다
비데 (bidet)는 히랍어로 ‘뒷물하다’는 뜻으로 용변 후 수압으로 물세척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위생기기다. 16세기 경부터 서구의 귀족계급들이 이용했고 여성들의 부인병 예방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1908년에 발명된 초창기 수동식 비데는 마치 주름이 있는 아코디언을 닮은 모습이었는데 이 주름을 수축시켜 항문 주위에 물을 뿌리는 구조였다. 이후 개량을 거듭해 수동식→기계식→전자식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는 80년대 초부터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수요가 형성된 것은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다. 최근에는 많은 국내 제조사들이 첨단기능을 가진 전자식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전기식 제품도 있지만 첨단 제어장치를 내장한 전자식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비데의 기능은 무엇보다 질병 예방에 있다. 화장지를 사용해 직접 손으로 뒤처리를 하지 않고 온수와 건조만으로 가능해 세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비위생적인 화장지의 사용하면 세균감염이 쉽기 때문에 청결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 여성들에게 적합하다. 따뜻한 물줄기로 불순물을 깨끗이 씻고, 모세혈관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므로 치질이나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또 용변처리가 미숙한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고혈압 환자, 몸을 굽히기 힘든 신체 부자유자나 임산부에게도 좋다.
변비나 치질이 있는 경우 용무를 보기 전에 1∼3분가량 마사지를 해주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람의 항문은 많은 모세혈관이 모여 있어 비데의 강한 수압을 이용해 맛사지를 해주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되도록 강한 수압과 적정 온도를 맞추면 마사지 효과가 발생해 항문 부위의 근육강화에 효력이 있다. 또 노즐을 통해 분사되는 물줄기가 항문 속으로 관장 되면 항문 안쪽으로 물이 밀려 들어가는 등 관장 효과가 발생해 숙변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