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김희선 `남자 사냥` 나선다

 “이해심이 많고 유머가 있는 남자가 좋아요.”

 톱스타 김희선(26)이 자신의 배우자감에 대해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김희선이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결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배우자의 조건을 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가 첫번째로 꼽은 조건은 ‘이해심’. 연예인이다보니 일단은 일에 치여 살 수밖에 없는 데다 연기를 하다보면 다른 남자와 키스신을 찍을 일도 있기 때문에 집에서만큼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남자면 일단 OK라는 뜻이다.

 그 다음으로는 분위기를 이끌어줄 수 있는 ‘유머감각’을 들었다. 그녀 자신은 말주변이 별로 없는 데다 피곤하면 더욱 말을 잘 못하는 관계로 자신을 이끌어줄 수 있는 재미있는 남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어느 정도의 경제력도 필요해요. 예전에는 사랑만 있으면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씩 달라지네요. 이제는 돈이 중요하다는 사람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어요.”

 그녀는 반면 ‘잘난척하는 사람’은 절대 안된다고 못박았다.

 ‘스물아홉살이 되기 전에 결혼하고 싶다’는 김희선이 본격적인 ‘남자사냥’에 나섰다.

 내달 13일부터 방영되는 SBS 16부작 수목드라마 ‘요조숙녀(가제)’에서 부자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스튜어디스 하민경 역을 통해서다. 이 드라마에서 그녀는 빼어난 미모를 이용해 돈많은 남자 꼬시기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요조숙녀’에 출연하게 된 동기는.

 ▲몇년 전에 일본에서 원작 드라마(야마토 나데시코)를 봤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주제인데다 여성이 이끌어가는 드라마도 많지 않아 꼭 해보고 싶었다.

 ―원작과 ‘요조숙녀’를 비교하자면.

 ▲주인공 캐릭터가 비슷하고 스토리도 상당부분 같다. 그렇지만 한국과 일본은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달라지는 점이 많다. 우선 일본에서는 여성들이 명품에 목숨을 건다. 맘에 드는 백을 하나 사기 위해 술집에서 일하거나 원조교제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 정서는 많이 다르다. ‘요조숙녀’는 여주인공의 과거를 통해 돈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주는 등 많은 부분을 한국의 정서에 맞게 변화시켰다.

 ―극중 여주인공 하민경은 어떤 캐릭터인가.

 ▲온갖 내숭에 주도면밀한 계산으로 여러 남자를 사로잡고 그들 사이에서 결혼상대를 고르기 위해 저울질한다. 그러면서도 더 나은 조건의 남자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 여우다. 그렇지만 밉지 않은 얌체로 그려낼 생각이다.

 ―드라마는 4년 만에 다시 하는데,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점이라면.

 ▲영화와 드라마는 촬영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영화는 연기자 간에 서로 대화를 나누고 생각할 시간이 많지만 드라마는 장히 바쁘게 촬영을 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돼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토마토’를 비롯해 드라마에서는 모두 성공했지만 영화에서는 모두 참패했다는 의견이 많다.

 ▲문제를 진단하기보다는 그동안의 과정이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나쁘게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동안 자신을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영화에서의 실패로 겸손을 배우게 됐다. 다음에는 더 좋은 영화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요조숙녀’가 끝나면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다.

 ―결혼을 하고 난 이후에도 일을 계속할 생각인가.

 ▲아니다. 결혼하면 가정에만 충실한 현모양처가 되고 싶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