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잡으러 많이 다녔습니다.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하던 아내도 이 서비스를 어떻게 검증해 보일까 고민하던 저를 보더니 모기 잡으러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모바일 콘텐츠제공업체 도츠모바일의 지상철 사장(39)은 요즘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인 ‘모기퇴치’ 서비스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시작한 서비스가 열흘 만에 다운로드 10만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비스 이용료는 다운로드당 3000원. 도츠모바일에 돌아오는 수익은 매출의 85% 가량이다. 10만건이면 매출 3억원에 도츠모바일 수익은 2억5000만원이 넘는다. 다운로그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매출과 수익이 대단하다.
‘모기퇴치’ 콘텐츠의 원리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암모기가 싫어하는 가청주파수 대역(20㎐∼20㎑)의 음파를 지속적으로 발생시켜 반경 1m의 모기를 쫓아내는 것이다. 특히 모기가 싫어하는 200·400·600㎐, 1·13·17㎑ 등 6개 주파수를 교대로 발생시키는 ‘다중 주파수 교환출력방식’을 사용해 다양한 종류의 모기를 퇴치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난 3월 한 직원이 가족들과 공원에 놀러갔다가 몰려오는 벌레들을 쫓아 버리려다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지 사장에게 건의한 것.
당시 지 사장은 10대 중심의 벨소리와 컬러링 비즈니스에서 20대 후반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실생활 중심의 서비스로 영역 확대를 고민하고 있었다.
아이디어를 들은 지 사장은 그때부터 모기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자료를 의뢰하고 상담을 청한 끝에 모기가 특별히 싫어하는 주파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결국 서비스 론칭은 성공했고 실제 실험에서도 이 서비스를 작동시키자 주변에 있던 다섯 마리 모기 중 네 마리가 ‘사망’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 사장은 사업화의 실마리를 제공한 직원에게 거액(?)의 포상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국내외 언론에서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로이터·아사히 등 해외 언론이 취재해갔으며 국내 지상파방송에서도 잇따라 보도됐다. 수출 상담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 사장은 “모기퇴치 서비스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휴대폰은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됐습니다.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구매력있는 20, 30대 이상의 모티즌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콘텐츠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올해 안에 2개의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겁니다.”
지 사장은 이를 통해 내년에는 매출을 지난해 28억원의 10배에 가까운 200억원까지 올려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