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국에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산업은 군수산업에 이은 2대 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산업의 연 성장률은 10.4%로 미국 전체 경제성장률(3.8%)을 앞지르고 있으며, 2005년에는 세계 시장의 70%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문화콘텐츠 육성정책은 민간의 자율적인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문화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미국 정부는 정보인프라와 같은 기반조성에 나서는 것이다.
AOL과 타임워너, 월트디즈니와 ABC간 합병이 시사하듯 미디어·통신사의 소유 규정을 완화하면서 대규모 글로벌 기업화를 유도하고, 영화산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영화산업의 경우 영화 촬영장소에 대한 허가제도를 간소화하고 관련 수수료를 폐지함으로써 미국 할리우드가 세계적인 영화산업의 근원지로 커갈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일본은 디지털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활성화하고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예술문화진흥기금을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의 문화콘텐츠산업 육성 노력이 돋보인다.
유관 정부부처도 경제산업성과 총무성, 문부과학성(문화청)으로 다양하다. 경제산업성은 콘텐츠산업 전반에 관한 지원 및 연구를, 총무성은 디지털콘텐츠 육성에 관한 지원 및 연구를 담당한다. 또 문부과학성은 인재육성과 창작활동 지원, 작품보존 및 활용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초점을 맞추는 분야도 저작권 보호 및 유통활성화, 자금조달 정비, 인재육성으로 압축된다. 대외적으로는 해외진출시장 확대 및 개척, 국가간 교류를 통한 산업시장의 확장이다.
특히 세제지원과 관련해서는 ‘특별상각조치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수익발생에 근접한 상각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영화, 음반제작사에 시행되고 있으나 게임산업에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이외 일본에서 행하고 있는 금융조달·공급방법에는 △성공대가형 저작권담보 대출 △신탁수익권을 이용한 저작권투자 △증권화방법을 이용한 게임개발투자 △펀드방식에 의한 콘텐츠 투자 △익명조합방식을 이용한 인디즈 CD제작투자 등이 있다. 여기서 신탁수익권을 이용한 저작권투자는 콘텐츠 제작에서 나오는 수익분배권을 신탁제도를 이용해서 법적으로 확보하는 것으로 수익분배권이 목적이고, 계약의 확실성을 신탁제도로 보장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일본 콘텐츠 육성정책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인재육성이다. 프로듀서를 육성하기 위해 고등교육기관을 통한 체계적인 교육기회를 마련하고, 실제로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각종 대회를 통해 수상자가 시장에 데뷔할 수 있게 함으로써 크리에이터를 발굴, 육성하고 있다.
이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법제 및 규칙 정비에도 나서고 있다. 가장 크게 문제시되고 있는 해적판을 근절시키기 위해 각국 관련부처와 해적판 실태 및 대응방안을 모색하는가 하면 민간차원에서는 저작권 관리단체 및 업계 단체 상호간 업무제휴를 모색토록 종용하고 있다.
△유럽
문화콘텐츠산업의 경제적 중요성과 함께 사회·문화적 역할이 커지면서 유럽연합(EU)에서도 1991년부터 공식적으로 문화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원정책은 크게 △공공영역 정보의 사용을 확대하고 △다언어, 다문화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디지털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콘텐츠산업 투자 자본유치 방법을 개선하고, 새로운 시장형성에 대해 전략적으로 연구한다는 것 등이 기본골자.
이런 성격이 집약된 것이 ‘Culture 2000’ 프로그램이다. 음악·문학·공연예술·문화유산·디지털문화 등 유럽 모든 예술영역에서 창조활동을 활발히 하고, 유럽내 문화지식과 문화보급을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2000∼2004년까지 1억6700만유로가 투자된다. 이 프로그램은 자문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EU 집행위원회 책임하에 추진되고 있다.
시청각 협력정책도 주목할 만하다. 시청각미디어 및 영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미디어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2001∼2005년)는 ‘미디어 플러스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미디어 플러스 프로그램’은 영화 배급사간 네트워크 구축 등 이전에 추진된 인프라를 토대로 영화·TV·창작 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멀티미디어 생산에 관한 사전, 사후작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4억유로가 투자될 예정이다.
아울러 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 육성의 일환에서 ‘e-콘텐츠 프로그램’도 추진되고 있다. 90년대에 추진했던 ‘Info2000’의 후속으로 유럽 디지털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활성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콘텐츠 생산자와 기업, 디자이너, 출판사, 유통사,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수출입 회사를 연계해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산업경쟁력을 증진시키려는 것이다.
한편, EU에 가입돼 있지 않은 국가인 영국도 세계적인 디지털콘텐츠 강국을 목표로 창작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창작산업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인식하고 1992년 설립된 문화유산부(DNH)를 97년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로 변경하고 창의적 국가의 비전을 달성하는 부서로 위상을 정립한 영국은 문화산업 전문인력 양성, 재원조달, 지역과의 창작산업 네트워크 구축, 창작산업 수출진흥, 지적재산권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디지털콘텐츠 수출 촉진방안 마련 △디지털콘텐츠 창출을 위한 스킬 육성계획 수립 △디지털콘텐츠포럼(DCF)을 통해 영국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종합DB를 구축하는 내용의 ‘디지털콘텐츠 육성을 위한 실천계획’은 영국의 의지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