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나의 건강비법](13)에스엔티 이재홍 사장

 반도체 및 LCD 부품소재기업 에스엔티 이재홍 사장. 국내에선 취약한 산업이지만 반도체·LCD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파인세라믹스 제품개발의 외길을 걷고 있는 뚝심있는 사업가다.

 파인세라믹 소재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80년대말 상부정밀을 시작으로 명실공히 국내 고순도 세라믹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그의 순박하고 진실한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경기도 화성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에서 자라 어릴적부터 진중하고 말수가 적은 편이다.

 이 사장의 건강비법은 다름아닌 ‘농사’에 있다.

 기술자 출신 사장과 농사가 그리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그는 아버지가 계시는 고향에 내려가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짓는다. 남들처럼 주말농장이 아니라 시골 농부로서 아직 고향을 지키고 계시는 아버지를 도와 직접 고추농사도 짓고 밭도 일군다.

 농부의 정성으로 열심히 가꾼 만큼 자연이 우리에게 보답을 하듯이 회사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냐는 것이 이 사장의 생각이다. 이는 경영철학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사장은 자신의 경영철학을 ‘신뢰’라는 말로 표현한다. 사장이 직원과 고객에게 믿음과 성실을 보여주고 신뢰를 바탕으로 땀흘려 일한다면 그밖의 부수적인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파되 그 속에서 시장의 흐름을 선취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연에 배운 경험이다.

 이 같은 건강철학은 회사 기술자를 높게 대우하는 것에도 반영된다. 소재산업은 특성상 기술자의 이직이 회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이 사장은 엔지니어들의 이직이 거의 없다고 자랑한다. 이는 매년 순이익의 20%를 전직원과 공유하는 이익분배 프로그램이 정착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에스엔티는 실리콘·알루미나· 쿼츠 등 7000여종의 각종 파인세라믹스 부품을 제조해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도시바세라믹스에서 기술고문을 영입, 반도체 저압화학기상증착(LPCVD)공정에 쓰이는 실리콘카바이드(SiC) 튜브와 보트를 개발해 다음달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이 사장은 회사의 몸집을 불리기 위한 사업확장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내실을 유지하면서 투명경영을 실천할 생각이다. 이 모두 틈만 나면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배운 진실함이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