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 투자여건 자유로와진다

 벤처펀드의 투자여건이 대폭 완화된다. 이에 따라 각종 제한 규정에 묶여 있던 벤처캐피털들의 투자가 다양한 분야와 방법 모색과 함께 활성화될 전망이다.

 27일 관계 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연금출자펀드·코리아IT펀드·통신사업자연합회 M&A펀드·정보통신부 MIC펀드 등 주요 벤처펀드에 대해 벤처캐피털에 대한 투자 제약조건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초 조합규약을 개정한 국민연금의 경우 다시 조합총액 중 30% 이내에서 구주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기간별로 정해진 투자의무비율을 달성하지 못해도 6개월의 유예기간을 줘 벤처캐피털들이 정해진 투자범위나 기간에 얽매이지 않도록 했다. 투자금 중 회수된 원금에 한해 재투자를 허용한 부분도 회수된 투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해 조합의 투자수익률을 높이기로 했다.

 이달 초 업무집행조합원을 선임한 코리아IT펀드도 대부분 5년에 불과한 기존 관행을 깨고 펀드 존속기간을 7년으로 연장, 장기·안정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결성될 신설 투자조합이나 기존 투자조합의 관련 규약도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내달 말까지 업무집행조합원을 선정하는 통신사업자연합회 M&A펀드(1000억원 규모)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상 최소 요건만 충족시키는 수준에서 펀드 운용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M&A 활성화를 목표로 한 펀드 특성상 3년 내 50%만 투자하면 나머지 투자는 벤처캐피털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해놨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정보통신연구진흥원도 39개, 6700억원 규모의 MIC펀드 규약을 내달 말쯤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펀드 존속기간은 물론 투자규약도 업무집행조원과 나머지 조합원이 원할 경우 대폭 수정·경신해줄 예정이다. 경신 내역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코리아IT펀드과 비슷한 조건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운용에 보수적이던 중소기업청의 변화도 감지된다. 벤처펀드업무를 담당하는 벤처진흥과 관계자는 “어려운 투자시장을 감안, 하반기부터 현행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벤처캐피털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각종 규정에 융통성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벤처캐피털협회 김형수 부장은 “최근 결성되는 국내 투자조합들도 규약이 국제표준에 맞도록 변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는 좀더 폭넓은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