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전자유통점 인터넷쇼핑몰 운영난

지역상권 의존·홍보력 부족으로 매출 한계

 전자전문유통점을 찾던 소비자들의 온라인 사용이 확산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오프라인 매장들이 온라인 쇼핑몰에 진출하고 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구·광주·부산 등 전국에 산재한 전자제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들어 잇따라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하고 전자상거래를 시도하고 있으나 온라인 매출이 기대에 못미치는 등 쇼핑몰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방업체의 경우 지역상권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데다 홍보력 부족으로 쇼핑몰의 노출 빈도가 낮고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전자상거래를 통한 매출확대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부산지역 전자상가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해 전자상거래를 시도하는 오프라인업체가 늘어가고 있지만 마진 확보가 어려워 쇼핑몰 운영을 중단하거나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하지 못한 채 쇼핑몰 개설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컴퓨터도매상가의 소닉컴퓨터(대표 박진국)는 지난 99년부터 5년 남짓 홈페이지를 운영하다 지난해 인터넷 쇼핑몰로 재편해 전자상거래를 본격적으로 실시, 1년이 지난 현재 전체 매출액의 20%를 온라인 판매량으로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 박 사장은 “쇼핑몰을 통해 제품 구매를 의뢰하는 소비자의 경우 미리 서울의 대형 쇼핑몰을 통해 제품과 가격 정보를 알아본 후 지역 쇼핑몰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대형 인터넷 쇼핑몰의 가격 수준에 맞추자면 인터넷 쇼핑몰 운영만으로는 마진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유통단지인 전자관과 호남지역 최대 전자상가인 광주 금호월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백화점식 전자유통점인 대구 전자관의 경우 전체 400여개 매장 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매장은 전체의 10% 선이며 그나마 전자상거래 매출이 발생하는 곳은 4∼5개 쇼핑몰에 불과하다.

 전자관 입점업체인 AV월드(대표 강종수)의 경우 올 상반기에 가전부문 전체 매출의 50%를 온라인 매출이 차지했으나 대형 인터넷 쇼핑몰과 경기침체로 전체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강 사장은 “온라인 쇼핑몰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물건을 취급하는 다른 매장들과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과 함께 온라인 서비스와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 금호월드의 경우 몇몇 업체가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나 실제 매출은 미미한 실정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 개설 업체 중 대부분이 쇼핑몰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것도 소비자의 불만을 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컴퓨터 전문유통업체의 이 모 사장은 “6개월 전에 온라인 쇼핑몰을 개점했으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시장불황으로 아직 단 한 건의 온라인 거래도 없었다”며 “지방고객의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인식 부족과 시장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프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담인력과 결제시스템을 갖춰야 하지만 인건비와 수수료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인터넷 쇼핑몰이 새로운 전자유통의 수단으로 자리잡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만큼 장기적 안목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