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될 ‘(수출입물류 중심의) 국가물류 종합정보체계 구축사업계획(안)’은 중앙부처별로 산재돼 있던 물류시스템을 산업수요 중심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 요체다. 이 사업을 주관할 정통부는 현재 부처별로 운영되거나 구축되고 있는 각 물류시스템을 ‘종합물류정보센터·그림’ 개념으로 엮겠는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정부 공동의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부처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물류업계의 정보화 수준이 낮다는 점을 감안해 진행속도와 수위 역시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추진 배경=지난 10여년 동안 국내 물동량은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물류기간시설은 물동량 소화에 한계를 보여왔다. 이번 구축사업계획은 물류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없이는 참여정부가 표방한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는 힘들다는 판단에서 입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각 부처가 육운과 해운·기업물류 등 분야별로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학계와 업계의 지적도 한몫했다.
현재 국가물류정보망 사업은 공공부문에서 건설교통부 주관 아래 KT를 전담사업자로 추진하는 사업을 비롯, 해양수산부가 직접 주관하는 항만운영정보 사업 등이 있지만 모두 개별적으로 진행중이다. 이미 구축된 관세청의 수출입통관정보서비스(KCIS), 철도청의 철도운영정보시스템(KROIS), 대한통운화물운송시스템 등도 소관부처별로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개별 정보망 사이의 연계가 극히 미흡해 국가 전체의 물류 원스톱 서비스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지난 5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심각한 물류대란이 일어난 것도 이번 사업계획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파악된다. 한마디로 물류대란을 겪으면서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발돋움할 인프라가 갖춰졌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며 통합물류망 구축의 필요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부처간 이해조정이 성패 좌우=먼저 정통부를 비롯해 건교부·해양부·관세청·철도청 등 여러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특정 부처가 총괄 주관기관을 맡겠지만 부처간의 업무영역이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처별로 해당 분야에 맞는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연계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할 소지도 높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산자부의 물류 통합시스템안은 조달·생산·판매에 비중을 높이 둬 다른 부처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나마 각 부처가 통합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이어서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처간의 협의와 별도로 사업의 범위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이는 국내 업계의 정보화가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아주 미진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물류흐름 전체를 통합해서 원스톱으로 서비스하고 물류 최일선의 개인 차주까지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목적이어서 자칫 한 부분이라도 차질을 빚을 경우 소기의 성과마저 올릴 수 없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화주와 주선업체도 통합 물류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보다 정확한 사업타당성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민간 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