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DMA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이 큰 폭의 3세대(G) 휴대폰 가격인하를 요구, 국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차이나유니콤은 올해 1300만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 휴대폰업체들에 그동안 2500∼3000위안에 공급해온 cdma 2000 1x 단말기의 가격을 1000위안(16만원) 안팎의 저가에 공급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의 cdma2000 1x 휴대폰 시장이 고가에 형성될 것을 예상하고 손실을 떠안으면서까지 2세대 단말기를 처분해온 국내 CDMA 공급업체들은 하반기 중국시장 공략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우려하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업계는 올해 1300만명을 확보키로 한 차이나유니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사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1000만대 가량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해왔으나 중국 업체의 가격인하 압력으로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중국 CDMA 단말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차이나유니콤의 저가 단말기 요구에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칫하면 사스 이후 살아나기 시작한 중국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의 경우 3000위안 이상의 하이엔드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중국 최고급 휴대폰 브랜드로 자리잡았지만 이같은 중국 업체의 요구에 뚜렷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카메라폰 등 첨단 휴대폰으로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하고 있지만 가격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중국시장에서 아직까지는 GSM보다 CDMA 단말기 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예상된다고 보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중국의 CDMA 단말기 가격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반기에도 중국 휴대폰 시장이 저가 단말기를 중심으로 형성되면 고가 브랜드 이미지 구축은 물론 수익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파트너를 통해 수출에 주력해온 팬택과 텔슨전자는 대체품목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가격인하 요구를 직접적으로 할 경우 일부 기능을 탑재하지 않고서라도 이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인하압력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일부 모델에 대해 인하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카메라·GPS 같은 일부 기능을 뺀 저가제품을 통해 중국측 가격인하 요구에 맞춰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