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지난주 발표한 통신시장 유효 경쟁정책 개선방안이 통신주들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발표로 정부가 본격적으로 통신시장에 간여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정책개선 내용이 주로 유선통신에 집중돼 있어 무선은 영향권에서 약간 비켜서 있는 데다 수익에 큰 변화를 주는 정책은 아니라는 게 관련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일단 선발업체에 대한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점에서 KT의 주가에는 부담요인이지만 이번주 SK텔레콤(31일) 등 통신사업자들의 실적발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선통신 분야, KT에 부담, 하나로통신에는 긍정적=정부의 유선통신에 관한 경쟁정책의 골자는 △시내 전화 번호이동성 조기 도입 △설비 공동이용 제도 개선 및 설비 제공 의무사업자 지정 △보편적서비스 제도 개선 등이다. 이는 KT에는 부담요인으로, 하나로통신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책효과가 나타나려면 아직 걸림돌이 많고 LM(유선에서 무선으로 거는 통신)시장 개방이 미뤄졌기 때문에 당장 KT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나로통신 등 후발업체들에게는 수익성 제고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후발업체가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구사할 경우 경쟁이 심화돼 오히려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로통신이 시내전화 요금을 인상하면서 가격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예를 들며 ‘제살 깎아먹기’ 경쟁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시내 전화 번호이동성 도입이나 통신설비 제공 의무화 등으로 하나로통신이 수혜를 입겠지만 시장점유율을 크게 변동시킬 수 있는 이슈는 아니다”며 “주가도 다음주 실적발표 결과에 주목하며 변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무선통신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번 정통부의 통신시장 유효 경쟁체제 구축방안은 무선통신보다는 후발업체의 상황이 더욱 심각한 유선통신에 대한 비대칭규제 정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무선부문에 대한 방안은 △번호이동성 제도 추진 △무선인터넷망 개방 제도 강화 및 3세대 로밍 의무화 △전파사용료 제도 개선 등으로 압축된다. 번호이동성 제도와 3세대망 로밍 의무화는 이미 발표된 것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무선인터넷망 개방 또한 선발과 후발 모두 콘텐츠 경쟁력이 관건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장 영향력이 있는 변수는 전파사용료 차등적용 부분이다. 현재 분기마다 평균 가입자당 2000원을 정부에 지급하는 전파 사용료를 차등지급하게 되면 SK텔레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SK텔레콤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이로 인한 주가 변동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이용료는 그대로 두고 KTF와 LG텔레콤의 이용료를 낮추는 방안과 SK텔레콤은 인상하고, KTF와 LG텔레콤을 낮추는 방안을 가정할 수 있다”며 “어떤 쪽이든 SK텔레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LG텔레콤은 현재 이익규모가 작아 영향이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