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트로닉스, 가전명가 옛명성 회복 ‘초읽기’

 대우일렉트로닉스(대표 김충훈 http://www.dwe.co.kr)가 지난 99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불과 4년 만에 성공적인 구조조정과 소비자들의 요구(needs)를 겨냥한 제품전략으로 가전업체로서의 옛 명성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명실상부하게 ‘가전3사’ 대열에 조만간 다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적 증가일로=대우일렉트로닉스는 올 상반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1조100억원에 영업이익 700억원, 경상이익 6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줄었지만 워크아웃 돌입 이후 처음으로 반기 실적에서 경상 흑자를 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2조700억원의 매출과 1000억원의 경상이익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기 원동력 무언가=이 회사가 이처럼 부실을 딛고 재기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부단한 구조조정과 시장여건에 맞는 제품·판매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 영상·리빙·냉기 등의 주력부문과 모니터·가스보일러·오디오 등 비주력부문으로 나누고 주력부문을 당시 자회사였던 대우모터공업에 양도, 재기를 위한 발판을 다졌다. 이어 지난해 8월 김충훈 사장 취임을 계기로 사업부문에 대한 통폐합을 단행하고, 전세계 90여개의 사업장으로 분산돼 있던 해외시장 거점을 15개 핵심 권역별로 재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인력도 99년 1만여명에서 지난 6월말 현재 3980여명으로 줄였다. 최근에는 서울 마포에 위치한 본사 사옥마저도 매각했다.

 이와함께 양판점인 하이마트와의 관계를 복원함으로써 국내 영업 여건을 개선했으며, 미국내 3대 가전업체인 메이텍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출도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전세계를 유럽·미주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 본사 제도를 운영, 현지 개발·생산·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재기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데는 또 한가지 요인이 있다. 노사화합이 그것이다. 강성노조로 정평이 나있던 노조는 지난 6월 올 임금인상률을 경영진에 일임했고, 경영진은 유례없이 높은 7%(총액대비)의 임금인상률을 약속했다. 15년 연속 무분규, 7년 연속 무교섭 등의 노사화합이 대우일렉트로닉스 부활의 밑거름이 됐다.

 ◇내수 시장점유율 13% 목표=김충훈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은 이같은 여건을 바탕으로 연말까지 국내 가전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8% 수준에서 1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부터는 △PDP·프로젝션 TV 라인업 확대 △홈시어터 시스템 고기능·다기능화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 출시 △나노실버 제품군 강화 △신제품 로드쇼 전개 등 마케팅 활동을 한층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