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산업은 그간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으나 정책 등에서는 산업적인 접근이 미흡했다. 방송산업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이 점에서 최근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가 작성한 ‘2002년도 방송사업자 경영분석 결과 보고’는 향후 정책 수립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42개 지상파방송사, 109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1개 위성방송사업자, 128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총 280개 방송사업자의 현주소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3회에 걸쳐 국내 방송시장을 분석한다.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 3사의 매출액 합계는 국내 전체 방송시장 매출액 규모의 51%, 전체 지상파방송 시장 매출액 규모의 7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방송시장이 심각하게 왜곡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분석 대상의 280개 방송사업자 중 42개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6365억원으로 전체 방송시장 매출규모의 70%를 차지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3사의 매출액이 전체 방송시장 매출액의 51%, 전체 지상파방송시장 매출액의 73%를 차지했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지상파방송3사의 독과점 구도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로 정부의 방송정책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광고수익의 경우 지상파방송사와 지상파방송3사의 독과점이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상파방송사의 지난해 광고수익은 2조8499억원으로 전체 방송광고 수익 3조2898억원의 87%를 점유했다. 이중 지상파방송3사의 광고수익만 2조632억원으로 전체 방송광고 수익의 62%, 전체 지상파방송 광고수익의 72%를 점유했다.
지난해 지상파방송사의 생산성은 100% 정부출자 방송사인 KBS와 EBS의 일인당 부가가치생산액이 MBC 본사와 SBS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MBC 지방계열사와 지역민방은 큰 차이가 없고 국영방송사의 경우 비수익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광고방송 없는 방송국도 운영하고 있어 단순한 수치비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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