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마이너`의 대반란

후발업체 맹추격…업계 지각변동 조짐

 TV홈쇼핑 시장에서 선발과 후발업체의 점유율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9일 주요 홈쇼핑업체에 따르면 선발 LG홈쇼핑·CJ홈쇼핑에 위세에 가려 전체 시장의 채 10%도 되지 못했던 우리홈쇼핑·현대홈쇼핑·농수산홈쇼핑 등 후발 3사의 시장점유율이 올 상반기 절반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후발 3사가 출범한 지난 2001년 당시 전체 홈쇼핑 시장도 확대되는 반사 효과를 얻었지만 지금은 시장규모가 주춤하면서 선발업체의 점유율은 떨어지고 후발업체는 크게 약진해 주목된다. 이 같은 추세는 경기가 어려워지고 후발업체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확보된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경쟁에서 밀려난 일부 채널의 경우 사업권을 확보해 놓고도 ‘중도하차’ 할 수도 있다는 다소 극단적 관측도 나오고 있다.

출범 당시 우리·현대·농수산홈쇼핑 등 3사의 시장점유율은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96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LG와 CJ홈쇼핑은 2001년 전체 거래 매출규모가 1조8415억원인데 반해 우리·현대·농수산홈쇼핑은 합쳐 1039억원에 그쳤다.

 홈쇼핑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지난해에도 후발업체의 점유율은 크게 성장했지만 선발업체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 선발업체는 3조2328억원을 기록한 데 반해 후발업체는 1조원에 못미친 977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 전체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는 3차 SO가 대거 허가를 받으면서 가입자 면에서 전년에 비해 평균 140%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경기불황이 극심해지고 케이블 가입자가 주춤하면서 후발과 선발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전도되는 현상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LG와 CJ홈쇼핑의 거래규모가 7639억원인데 반해 후발 3사는 3377억원을 기록해 시장점유율 면에서 선발업체의 40% 수준까지 근접했다. 이어 후발업체의 상승세는 소비심리 위축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상반기에 50% 가까이 따라 잡았다. 상반기 거래 매출을 잠정집계한 결과 LG·CJ홈쇼핑은 1조6580억원인데 반해 우리홈쇼핑 등 후발 사업자는 7282억원으로 선발업체의 절반까지 따라잡았다.

 특히 상반기 중 LG와 CJ는 전년동기에 비해 소폭 감소하거나 주춤한 반면 후발업체는 평균 70%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우리홈쇼핑측은 “매출비중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고객점유율 면에서 선발업체에 맞먹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선발업체의 이니셔티브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CJ홈쇼핑측은 “단순히 거래 매출만을 놓고 선, 후발업체의 경쟁력을 따지기는 다소 무리지만 후발업체의 브랜드파워나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