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CEO들 여름휴가 없거나 대폭 줄여

 ‘유통업계 CEO들의 여름휴가, 없거나 줄이거나.’

 올해 유통업계 CEO들의 휴가는 경기부진 여파가 그 어느 분야보다 깊었던 상반기 유통시장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듯 대부분 3∼4일 정도로 짧게 잡혔거나 별도의 휴가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은 올해 휴가를 가지 않기로 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방 점포 순회가 7, 8월에 걸쳐 빠듯하게 잡혀있어 별도의 휴가일정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하이마트측의 설명이다.

 하원만 현대백화점 사장과 조영철 CJ홈쇼핑 사장 역시 휴가계획을 잡지 않았다. 취임 9개월째인 하원만 사장은 과거 부사장 시절에만도 휴가기간에는 주로 해외여행을 다녔지만 올해는 아예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 회사 임직원들은 “휴가를 안 가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과 레니 망 월마트코리아 사장은 이미 휴가를 다녀왔지만 일정을 줄여 이달초 4일간 주변 지인들과 업무 겸 제주도 여행을 갔다왔다. 레니 망 사장은 일정 조정 끝에 결국 제헌절과 일요일을 낀 지난 17일부터 3박 4일 동안 고향인 홍콩에 다녀온 것으로 휴가를 대신했다. 이승한 사장의 경우 당초 남은 휴가기간을 이용해 8월초 3∼4일간의 가족여행을 계획했으나 빠듯한 일정으로 연말로 미뤄놓았다.

 사규에 맞춰 정상적으로 휴가계획을 잡은 CEO들도 휴양보다는 업무의 연장선에서 휴가기간을 보낼 예정이다.

 최영재 LG홈쇼핑 사장은 내달 9일 일주일간의 휴가를 쓴다. 비서실에 따르면 “해외여행 등 특별한 일정은 없고 하반기 및 내년도 경영구상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실 것 같다”고 전했다.

 홍봉철 전자랜드21 사장은 내달 6일부터 5일간으로 휴가일정을 잡았다. 홍 사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일본내 가전 유통업체 CEO를 찾아 일본 유통시장 현황과 방향 등을 체크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와 마찬가지로 물류업계 CEO들도 여름휴가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진 김인진 사장과 CJ GLS 박대용 사장은 아직까지 휴가계획을 잡지 않았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