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LG필립스LCD의 구본준 사장이 일본 EDEX 전시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비난’ 발언이 언론에 공개된 후 최고점에 이르던 양사의 감정싸움이 화해 무드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삼성전자 AMLCD사업부장인 이상완 사장이 모친상을 겪자 LG필립스LCD의 구본준 사장은 핵심 브레인인 전략기획담당 하연회 상무에게 조문하도록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구본준 사장은 출장으로 해외에 나가 있던 상황.
구 사장은 이상완 사장의 소식을 듣자 바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하연회 상무는 빈소를 방문, 이상완 사장에게 구 사장의 애도의 뜻을 전달했으며 삼성전자 임원과 10여분 담소를 나눈 뒤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연회 상무는 “구본준 사장이 출장 중 전화로 직접 지시해 본인 대신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상완 사장께서 조문을 받고 구본준 사장께 감사의 뜻을 전해달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LG필립스LCD가 이처럼 화해의 몸짓을 보이자 삼성전자도 그동안의 감정을 다소 누그러뜨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하 상무는 양사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 LCD업계를 이끌어가는 만큼 앞으로 자주 만나서 상호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얘기를 했다”며 “못만날 이유가 없는 만큼 조만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LCD업계 1, 2위 업체간 감정대립으로 그동안 숨죽이면서 양사의 눈치를 봐야했던 LCD장비 및 재료업체들은 이를 계기로 양사가 서로 앙금을 풀고 예전처럼 발전적인 경쟁관계로 돌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