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독립’을 위한 조립PC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퓨존·아이코다 등 조립PC업체들은 최근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자사 브랜드PC에 거액의 연구개발금을 투입, 자체 제작한 케이스를 적용하며 기존 PC업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컴오즈도 프로게이머와 계약을 맺고 게임에 특화된 PC를 기획해 내놓을 예정이며 용산닷컴은 독자 브랜드 주변기기를 출시했다.
조립PC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규격화된 PC의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자체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컴퓨존(대표 노인호)은 조립PC업계로는 처음으로 자사 브랜드 ‘아이웍스’에 자체 금형 디자인한 케이스를 적용했다. 이 회사는 극심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억원을 투자했다. 그동안 조립PC업체는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제품을 내놓기는 했으나 케이스의 차별성이 없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노인호 사장은 “조립PC에 단순히 브랜드만 적용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걸맞은 고유 디자인을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기존 PC업체와 달리 빠른 의사결정의 장점을 살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제때 선보이는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코다(대표 이용수)도 중국 OEM을 통해 자체 디자인한 케이스 제작에 나섰으며 내달부터 이를 적용한 브랜드PC인 ‘아이코다’를 선보일 계획이다.
컴오즈(대표 정석주)는 프로게이머 봉준구씨와 계약을 맺고 게임에 특화된 PC를 공동 기획해 내달 선보일 계획이다. 슈팅·전략시뮬레이션·온라인게임 등 게임 특성에 맞는 전용 PC를 기획해 선보이는 것을 비롯해 게임을 최적으로 즐기기 위한 각종 주변기기 패키지도 출시할 예정이다.
용산닷컴(대표 서대복)은 브랜드PC ‘아이메카’ 시리즈를 잇따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OEM 형태로 제작한 슬림 키보드를 독자 브랜드로 선보이며 비즈니스 업그레이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용수 아이코다 사장은 “용산상가 소재의 기업들도 PC 판매량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서 독자 케이스를 적용하는 등 조립PC 사업규모를 늘려가는 추세”라며 “기업규모나 브랜드 인지도에서는 뒤처질지 모르지만 보다 저렴한 가격과 신속한 시장대응력을 앞세운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