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관련 기술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제품을 탄생시키는 산파 역할을 해왔다. 특히 내게 IT는 중전기기와 상관없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우리회사가 중전기기와 IT의 접목을 꾸준히 실험하고 연구해 온 성과로 99년 산업자원부에서 전력신기술 8호로 인증받았고 현재까지 36억원을 투입해 연구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한 ‘전력분야 사회안전망 서비스’는 꼭 필요한 기술이다.
월 1만원이면 모바일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지금까지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 3000여만원이 투입돼야 했던 기본설비를 설치하지 않고도 매우 안전하게 전력과 모든 건물의 설비흐름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사람들의 안전불감증이 위험수위에 다다른 상황에서 최근 사회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각종 국가적 재난으로부터 전기재해 및 에너지 재난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자랑 같지만 이런 점에서 볼 때 이 시스템은 전기 및 에너지 분야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관리·제어할 수 있는 장치로서 눈여겨 볼 만한 자랑스런 발명품이다.
그러나 기존의 관습과 노동시장의 변화거부 및 인터넷 인프라의 미비로 서비스 4년째인 이제서야 업계의 분위기가 성숙돼 실시간 사회안전망으로 이 시스템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고 있다. 만일, 그간에 우리 회사가 살아남아서 기다려주지 못했다면 고객의 요구나 시대의 요구에 한발 앞섰다는 점 때문에 이 사업은 완전히 실패로 끝나 깊은 지하창고에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나는 전기업계에서 최초로 IT를 전기부문에 적용한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기존의 아날로그 시장을 대체할 디지털계측기를 개발, 원격에서도 감시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처음 선보일 때 주위의 놀라움과 기대는 상상을 초월했다.
지금까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터넷을 이용해 전력감시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은 현재의 수배전반 시장에서 대기업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
벤처열풍이 한반도를 몰아치던 2000년 나는 남모르게 전력사업을 구상했다. 급변하는 시장과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 그것은 끊임없는 기술개발이라고 믿는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4년여의 투자 끝에 하나하나 이뤄져 가는 미래의 전기산업에 기대면서, 또 힘들고 어렵지만 자신을 믿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서 힘을 얻으면서 나는 또다른 행복감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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