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꿈은 알고있다

 ◇꿈은 알고 있다 디어더 배럿 지음 이덕남 옮김 나무와숲 펴냄 

 꿈은 무엇일까.

 꿈이란 인간의 무의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하는 프로이트식 해석이 있는가 하면, 미래의 일을 예견해 주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우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꿈을 꾼다. 흔히 ‘개꿈’이라고 말하는 별 의미없는 꿈을 많이 꾸지만 태몽처럼 확실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꿈을 꾸기도 한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창조적 영감, 논리적 문제와 연관된 해답까지 꿈에서 찾기도 한다.

 ‘꿈의 놀라운 창조성과 재미있는 꿈 이야기들’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바로 우리에게 창조적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꿈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꿈연구협회’ 의장을 지낸 저자는 문학·음악·미술·영화뿐 아니라 과학·의학·발명에 이르기까지 꿈이 어떻게 창조적 힘을 발휘하고 나아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위해 저자는 동서양을 넘나들며 자료를 폭넓게 수집했다. 그 결과 이 책에는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예들이 수없이 많이 나온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비롯해 비틀스의 ‘예스터데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백색의 공포’, 멘델레예프의 ‘원소주기율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등.

 이처럼 수많은 천재적 발명 또는 작품들이 꿈의 산물이라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창조적 영감과 문제 해결의 극적인 실마리를 꿈에서 얻었다면 허튼소리로 치부하거나 재미난 이야깃거리로 웃어넘길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꿈이 언제나 현명한 사고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또 언제나 쓸모없기만 한 것도 아니다. 꿈은 아주 독특한 사고 양식이므로 깨어있을 때 지니고 있었던 우리의 능력을 보완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꿈이 지닌 힘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밤의 회랑’ ‘돈으로 살 수 있는 꿈’ ‘웅장한 쾌락의 궁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악마’ ‘노벨상과 꿈’ ‘재봉틀과 거북선의 발명’ ‘흑표범의 발톱’ ‘간디의 꿈’ ‘He로 시작해서 He로 끝나는 단어는 무엇인가’ 등 모두 9장으로 이뤄져 있다.

 먼저 ‘밤의 회랑’에서는 꿈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과 조각품들을 다뤘다. ‘성조기’ 연작으로 20세기 대표적인 미술가 반열에 오른 제스퍼 존스를 비롯, 살바도르 달리, 프리다 칼로, 앙드레 브르통 등 모두 하나 같이 꿈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완성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꿈’에서는 영화 제작에 얽힌 꿈 이야기를 소개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백색의 공포’나 장콕토의 ‘원탁의 기사’ 역시 꿈 속 장면을 재현한 작품으로 꿈은 영화제작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웅장한 쾌락의 궁전’과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악마’에서는 각각 꿈과 문학, 꿈과 음악의 관계에 대해 다뤘다. 공포이야기의 고전인 ‘프랑켄슈타인’과 ‘뱀파이어’는 꿈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씌어졌으며 ‘미래의 묵시록’으로 유명한 스티븐 킹 역시 이야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꿈을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 또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를 작곡한 폴 메카트니도 꿈 속에서 이 곡의 선율을 듣고 작곡했으며 주세페 타르니티 역시 꿈에서 악마의 연주를 듣고 ‘악마의 트릴’이라는 곡을 만들었다.

 ‘노벨상과 꿈’에서는 꿈은 예술분야뿐 아니라 과학과 수학 같이 지적인 분야에서도 창조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줬다며 그 예로 노벨상을 받은 몇몇 과학자들의 예를 소개했다.

 ‘재봉틀과 거북선의 발명’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멘델레예프의 원소주기율표, 엘리아스 하우의 재봉틀 등이 꿈의 영감을 받아 발명된 꿈의 산물이었음을 밝혔다.

 이밖에도 ‘흑표범의 발톱’에서는 신체의 변화가 꿈에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다뤘고 ‘간디의 꿈’에서는 꿈이 때로는 꿈꾸는 이에게 자극을 주어 신체적 질병을 경고해 주기도 한다는 내용을 소개했으며, 끝으로 ‘He로 시작해서 He로 끝나는 단어는 무엇인가’에서는 꿈 인큐베이션의 효과 등을 집중 다뤘다. 336쪽. 9500원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