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오는 5일 하나로통신 임시주총에서 삼성전자·SK텔레콤의 반대로 유상증자안이 부결되면 통신사업에서 아예 손을 뗄 뜻을 밝혔다.
그러나 LG는 유상증자 통과를 전제로 외국계 투자자들과 1조원 상당의 외자조달을 협의중이서 하나로통신이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정홍식 LG 통신총괄 사장은 3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만에 하나 일부 대주주들의 반대로 유상증자안이 부결될 경우 하나로통신은 물론 LG그룹으로서도 통신사업에서 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하나로통신 지분의 60% 이상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은 유상증자에 우호적인 입장”이라며 “하나로통신과 주주들, 국내 통신산업 발전을 위해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일부 대주주들에게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가 임시주총을 불과 5일 앞두고 이처럼 강한 톤으로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나선 것은 유상증자에 반대하고 있는 삼성전자·SK텔레콤을 직접 겨냥, 배수진을 치고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정 사장은 “소액주주들을 포함해 삼성전자·SK텔레콤을 상대로 막판까지 협상을 통한 설득에 나설 계획이며, 이를 위해 획기적인 비책을 마련중”이라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유상증자 외에 JP모건측과 총 6억달러 규모의 장기론, AIG컨소시엄과는 3000억원 상당의 자본투자를 협의중”이라며 “유상증자분을 포함해 총 1조5000억원 상당의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LG는 유상증자 성사 후 9월부터 데이콤·파워콤·하나로통신·LG텔레콤 등 그룹내 후발 통신사업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달중 전담팀을 구성, LG그룹 통신사업의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등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곧바로 실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 내정자는 “현재로선 유상증자 외엔 대안이 전혀 없으며 주주사들이 이해관계를 떠나 대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SK텔레콤은 이날 LG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종전 입장과 전혀 변함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는 처음부터 외자유치가 보다 나은 대안이라고 확신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LG 제안은 이전보다 진전된 내용이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