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매틱스` 성공 여부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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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와 IT의 만남으로 주목받는 ‘텔레매틱스’가 하반기 완성차업계의 잇단 진출로 본격적으로 개화된다.

 ‘국가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선정’ ‘텔레매틱스 클러스터 조성’ 제안 등으로 육성책 마련이 구체화되고 있는 텔레매틱스의 상업성 여부가 마침내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이에 따라 텔레매틱스가 기대대로 IT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지 아니면 ‘미완의 대기’로 당분간 시장 적응의 몸살을 앓을지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텔레매틱스는 지금까지 대우차·통신업체·보험사 등에 의해 제한적으로 서비스돼왔다. 인프라가 미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용화에 대한 시장 반응이 그다지 좋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차의 시장 진출은 수년간의 시장조사, 인프라 구축, 각 사업자간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어 시장성이 있다는 희망론과 국내의 경우 킬러애플리케이션의 명확한 전망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여러 업체가 시장에 난립하고 있다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단지 완성차업체들의 참여가 그동안의 애프터마켓 위주의 시장 형성을 비포마켓으로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반응이다.

 ◇텔레매틱스 현황=국내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지난 2001년 11월 대우자동차의 ‘드림넷’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시장경쟁에 들어갔다. 이후 엔트랙이 SKT의 무선망 및 네이트 콘텐츠서비스를 기반으로 각종 위치정보와 교통 관련서비스, 실시간 차량 원격진단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우차가 지난해 드림넷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인프라의 부족, 시기의 부적절성 등이 이유였다. 대우차는 올해 드림넷Ⅱ를 새로이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GM 인수와 더불어 백지화됐다. GM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온스타’ 도입을 조심스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차의 진출=현대차, 르노삼성차가 오는 9월부터 잇따라 상용화에 나선다. 현대차는 9월부터 총 10∼13개 차종에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설치한다. 이 단말기는 옵션판매가 아닌 기본 장착 형식으로 보급되는데 현대차가 오는 2007년까지 70여만대, 기아차가 2009년까지 60여만대에 장착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가 장착할 텔레매틱스 단말기는 LG전자(모델명 MTS-Ⅱ)와 현대오토넷(MTS-Ⅲ)이 각각 개발을 맡았으며 계동 현대차그룹 사옥에 차량정보센터를 두고 LG텔레콤망을 이용해 교통 및 생활정보를 제공한다.

 장착될 차량은 △9월부터 그랜저 XG·뉴EF쏘나타(현대), 리갈(기아)에 MTS-Ⅱ △9월 이후 현대 에쿠스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 기아 오피러스에 MTS-Ⅲ △연말 테라칸·트라제·싼타페(현대), 쏘렌토·카니발(기아)에 MTS-Ⅲ가 장착된다.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으로는 도난, 추적, 일정관리, 음성메모 기능 등을 추가했으며 고급형은 교통정보와 연계되는 풀내비게이션시스템과 MP3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SK텔레콤, 삼성전자와 업무 조인식을 갖고 상용화 준비를 해왔다. 10월 상용화 시기로 잡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보급형 단말기를 SM 시리즈에 장착한다. 내비게이션, 정보서비스 검색 및 핸즈프리킷의 기능을 갖췄다. 크기는 대각선 4.9인치, 1단 오디오 높이다.

 ◇전망과 과제=최근들어 전세계적으로 당초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시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의 성장 전망률도 예상보다는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텔레매틱스 지원이 가능한 차량의 판매는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차량이 텔레매틱스를 이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텔레매틱스 리서치 그룹에 의하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모든 차량의 0.4%정도만이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보급이 빠른 미국의 경우에도 1.4%에 불과하다.

 자동차부품연구원 이수영 본부장은 “IT버블의 붕괴, 낮은 인지도, 컨셉트와 현재 제공가능 서비스간의 괴리, 요금에 대한 수용 거부감, 지연되는 기술발전 속도 등이 텔레매틱스 시장 활성화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당분간 텔레매틱스 시장은 완성차의 고객관계관리(CRM)와 교통정보 분야로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대차 텔레매틱스 TFT 관계자는 “각 사업자간의 이해조율, 정부의 교통정보 수집체계 정비 등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