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한 불황에다 여름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유통상가의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면서 도심의 소비는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휴가시즌에 돌입하면서도 오히려 잘나가는 상품들도 있다. 이른바 ‘휴가철 특수’를 누리는 상품 중에는 젊은 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디지털카메라·카메라폰·노트북·PDA·어학학습기·게임기 등 첨단 IT제품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최정용 전자랜드 홍보팀장은 “여름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카메라·카메라폰·노트북·PDA·어학학습기·게임기 등은 판매량이 20∼30% 이상 증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캠코더 기능을 갖춘 디지털카메라는 요즘 인기 절정을 누리고 있다.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이를 구입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코리아가 내놓은 ‘사이버샷 U30’은 일반 명함보다 크기가 작아 한손에 가볍게 쥘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로 가장 잘나가는 제품 중 하나다. 삼성테크윈의 ‘케녹스V4’(400만 화소급)와 ‘케녹스V3’(300만 화소급)도 제품 사이즈는 다소 크지만 수동촬영과 액정화면 한글 메뉴 기능을 갖춰 사용이 편리하다는 점이 어필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내놓은 310만 화소의 디지털카메라 ‘파인픽스(FinePix) A310’도 눈길을 끄는 상품. 최고 6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기록할 수 있고 감도도 800까지 선택할 수 있어 피서지에서의 아름다운 야경이나 실내 공연장과 같은 어두운 장소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 최대 5분36초까지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다양한 기능의 카메라폰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다. MP3플레이어 기능을 내장해 언제 어디서나 원음 그대로의 음질을 청취할 수 있는 제품과 위치확인은 물론 주변 지도, 지역정보, 길 안내, 긴급구조까지 가능한 위치측정시스템(GPS) 기능을 갖춘 제품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명 ‘와이드폰’으로 유명한 ‘모토로라 MS150’은 33만 화소급 CMOS 카메라를 내장, 최대 15장까지 연속촬영이 가능한 디지털캠코더 기능까지 갖춘 제품으로 젊은 층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설정을 해두면 스팸 메시지를 차단해주는 카시오 ‘HS-5000’과 애니콜 ‘SCH-E160’, 폴더를 닫을 때마다 재미있는 음성을 들려주는 싸이언 ‘SD-200’, 영상통화까지 가능한 애니콜 ‘SCH-V310’ 등도 요즘 상가에서 잘나가는 휴대폰으로 꼽힌다.
깜찍한 디자인에 다기능을 지닌 노트북도 여름 비수기를 무색케 할 정도로 잘나가는 전자제품 중 하나다. 여러가지 모델 중에서도 최근 소니가 내놓은 ‘바이오 PCG-TR1L’처럼 신세대가 좋아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특히 잘나간다.
테크노마트 7층 노트북천국의 이종현 차장은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젊은이들의 문화코드를 잘 읽은 제품인 만큼 출시한 지 얼마 안돼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라며 “노트북의 경우 앞으로 이렇게 다기능 제품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 어학학습기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찾는 품목이다. 어학학습기 역시 디지털제품이 나오면서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디자인은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투박하고 두꺼웠던 직사각형 모양에서 탈피, 얇고 작으면서도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또 학습용 콘텐츠의 단순 반복 청취 및 녹음 기능은 기본이고 영한·한영·영영사전, 한자에 일어와 중국어까지 풍부한 어휘를 수록하거나 편리한 검색기능, 대화면 LCD창 채택, PC와의 연결을 통한 업그레이드 기능 강화 등 점차 ‘똑똑해지고’ 있다.
박상후 테크노마트 홍보팀장은 “최근 소비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가격경쟁도 치열해졌다”며 “요즘같은 휴가철에 용산이나 테크노마트 등의 집단전자상가에 들르면 친절한 서비스와 함께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