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의 방송법 개정안(관계부처 협의안)이 기존 방송사업자들의 독과점지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지적됐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재단에서 열린 ‘방송위원회의 방송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현재 우리 방송시장은 분명 왜곡된 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위는 열세자를 보호하기보다 기존 왜곡된 사장을 더욱 견고하게 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많은 사업자가 시장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해왔는데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현행 방송법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및 위성방송사업자에 대해 대기업과 외국 자본의 소유를 33%로 제한하고 있지만 통신사업자는 49%까지 지분 제한을 받고 있어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상황에서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간 상호겸영을 금지하지 않는 한 외국 자본과 대기업의 지분 제한은 법적 실효성이 없거나 법리적 모순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개정 방송법이 방송·통신 융합에 걸맞은 법이 되기 위해서는 방송사업자 소유지분 제한에 대한 법리적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재범 한국방송학회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이번 방송위의 방송법 개정안이 △디지털 전환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SO에 대한 소유제한을 종전과 같이 유지하고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사업에 대해 지상파방송사업자 이외에는 사실상 진입을 막고 있는 조항이 문제라고 밝혔다. 또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해 적절한 법적 근거 마련 △방송광고에 대한 적절한 내용을 방송법에 포함 △정보통신부·문화관광부와 합의해 새로운 ‘방송통신위원회’ 구성 우선 논의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국진 KISDI 책임연구원은 DMB 관련 규정이 융합적 서비스에 대한 지상파방송사 위주의 진입장벽을 규정하고 있으며, 지상파방송사의 독과점을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임동욱 광주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도 “방송위가 시청자의 권익을 외면하고 방송사의 입장만을 고려해 광고시간 증가, 광고총량제, 중간광고, 가상광고 등을 명문화했다”며 “방송위는 어떤 것이 시청자의 권익을 위하는 것인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