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부품이 진화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이 한계에 봉착하고 시스템의 소형화라는 추세를 위해 기존 핵심부품인 아날로그 부품의 수가 줄고 반도체 칩을 탑재한 디지털 모듈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기기가 동영상을 비롯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증가하는 전력 소모량을 줄이기 위해 탑재되는 여러개의 ASIC칩을 원칩화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설계를 통해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가속되는 이유는 모바일 기기의 주력 전원으로 사용되는 2차전지 용량이 이론적인 한계 수준에까지 육박했기 때문이다.
RFIC 전문업체 인티그런트(대표 고범규)는 최근 휴대폰이나 PDA로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 디지털TV 튜너칩을 개발했다. 손바닥보다 작은 휴대폰 디스플레이로 초고화질의 디지털방송과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RF튜너를 CMOS 공정을 활용해 6×6×1㎣ 크기의 초소형 반도체로 만들었다. 기존 휴대폰용 TV 튜너는 아날로그 디스크리트 부품에 구리 코일을 감아 엄지손가락보다 큰 원시적인 것이었지만 손톱보다 작은 칩이 된 것. 이는 결국 소모전력을 10분의 1수준인 0.15W로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됐다.
동영상을 구현하는 TFT LCD와 PDP 등 디스플레이도 대형화되면서 전력소모량이 가파르게 증가함에 따라 이를 효율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모듈의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크로바하이텍(대표 송한준)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에 사용되는 구동모듈(TCP)을 개발하면서 관련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모으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TCP는 시스템부문의 저전력 소모로 설계하고 탑재하는 반도체 칩의 소형화·저전력화함에 따라 입출력 드라이버의 구동전압 70V로 낮아져 기존에 비해 전력 소모량을 30% 정도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파워넷(대표 홍성용)은 최근 인버터 및 파워서플라이가 결합된 ‘립스(LIPS:LCD Inverter Power Supplys)’를 개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립스’는 인버터와 스위칭모드파워서플라이(SMPS)를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장착해 하나의 전선으로 전원공급이 가능하며, 전력소모량을 기존 개별부품으로 채용할 때보다 20% 가량 줄였다.
전자부품연구원의 2차전지 연구개발 수석연구원인 박철완 박사는 “현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와 리튬이온폴리머전지 등 리튬계 2차전지의 용량은 이론적으로 가능한 수준의 90∼95%에 도달해 더 이상 용량확대가 어렵다”며 “이 기술적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다른 소재를 채용한 전지를 개발하고 있지만 쉽지않아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디지털부품화 및 모듈화에 업체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