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포화, 경기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주요 세계 가전업체들의 가전사업이 동반 추락했다.
본지가 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필립스 등 세계 주요 가전업체들과 국내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지난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가전부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 영업이익 등이 대부분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업체를 제외하고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의 가전부문 영업이익률이 1%대에 그치거나 적자로 전환되는 등 이제 가전산업도 ‘죽느냐 죽이느냐’의 서바이벌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 매출에서 마쓰시타를 제치고 일본 2위 전자업체로 부상한 소니는 1분기(4∼6월) 가전부문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9.8%, 73.9% 감소한 11조원과 1280억원에 그쳤다.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9%, 68% 감소했다.
마쓰시타의 가전부문의 매출은 4.7% 감소해 총 매출 감소율을 웃돌았으며 홈어플라이언스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4% 감소했다. 마쓰시타는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들었으나 영업이익은 27% 증가한 2000억원을 기록, 조사한 전자업체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도시바의 가전 매출 역시 6.4% 줄어든 5조8700억원에 그쳤으며 순익은 510억원 흑자에서 1880억원 적자로 반전됐다. 도시바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필립스 역시 유로화 상승에 따라 전체 매출 및 가전부문 매출이 모두 감소하고 전체 영업이익 및 가전부문 영업이익 모두 적자로 반전됐다.
국내 가전업체들의 실적도 지난해 대비 악화됐지만 해외 주요 가전업체들의 실적부진과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삼성전자의 가전부문은 전년에 비해 20% 줄어든 2조82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82% 줄어든 4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내수판매 부진과 생산공장 이전 요인이 컸으며 영업이익부문은 국내 시장에서의 출혈경쟁과 수출부문에서도 전반적인 단가하락 때문이다.
LG전자는 가전사업부문 매출은 전년에 비해 5% 감소한 3조1300억원에 그쳤지만 PC부문 사업부 이동으로 실제적으로 거의 비슷한 매출을 유지한 셈이며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37% 감소한 227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 절대금액에서 규모가 훨씬 큰 경쟁 가전업체들을 앞질렀으며 영업이익률도 7%에 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LG경제연구원의 이승일 선임연구위원은 “전세계 가전시장이 포화기로 접어든 데다 중국, 대만 등 신규플레이어들이 나타나면서 앞으로 가전산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가전업체 특성상 PC와 같은 M&A를 통한 위기극복은 기대하기 힘들며 몸이 가벼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3년 2분기(4∼6월) 실적, (단위:100억원)
업체명 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필립스 삼성전자 LG전자
2002년 2분기 매출 1721(1219) 1793(637) 1191(627) 1038(313) 994(351) 489(331)
2003년 2분기 매출 1603(1100) 1763(607) 1117(587) 849(257) 984(281) 467(313)
2002년 2분기 영업이익 51.9(49.1) 15.7(10.4) -26.3(5.10) 21.4(3.51) 187(24.3) 42.9(36.5)
2003년 2분기 영업이익 16.7(12.8) 20.0(6.8) -41.3(-18.8) -3.38(-5.46) 116(4.30) 26.5(22.7)
()는 각사의 가전부문에 해당하는 수치
자료:각사의 2분기 실적자료, 마쓰시타의 경우 가전 영업이익은 백색가전부문임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시장포화·경기침체 등 맞물리면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세계 가전업체 올 2분기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