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이 생사의 기로에 섰다.
비즈니스위크 최근호(11일자)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주식시장인 나스닥이 장기간 침체에 따른 거래량이 격감해 존폐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위크는 “나스닥의 생존에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해결방안이 없어 어려움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스닥이 위기에 처한 이유로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 3년간 계속된 IT경기 침체로 기술주가 폭락하면서 수수료 수입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나스닥의 올 1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나스닥 자체의 주식 상장계획도 전면 보류됐다.
지난해 폐쇄된 나스닥재팬과 정리 검토단계인 나스닥독일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세계화 전략 실패도 상당한 부담이 됐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인스티넷·아치펠라고 등 초고속 전자거래가 가능한 장외전자중개업체(ECN)의 시장잠식도 나스닥이 고전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닷컴 붐 당시 절정을 이뤘던 기업공개(IPO)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옮겨가고 있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상장조건이 훨씬 엄격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NYSE의 IPO 건수가 나스닥보다 3건이 많은 45건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나스닥은 이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전미증권업협회(NASD)로부터 완전 독립하는 체제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나스닥 자체의 펀더멘털 결함 등을 지적하며 나스닥 독립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새 출발마저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