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 문제해결이 계속 꼬여가는 동안 샨다는 한국업체들이 자국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횡포도 계속되고 있다는 언론플레이를 통해 중국정부부터 한국 온라인게임 규제법안을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기도 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르2’ 미지급금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1500만달러(업계 추측)에 육박하게 됐다. 불법 서버유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샨다가 일단 로열티 지급부터 전면 미룬 것은 중국업체의 불투명성과 불예측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태였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버는 셈이 됐다. 당연히 상술의 달인으로 알려진 중국업체들에 대한 국내업체의 위기감도 고조돼 갔다.
액토즈소프트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측에 따르면 “샨다의 행위는 라이선스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로열티 지급과 지적재산권 보호를 명백히 위배하고 있다”며 “계약서상에 로열티를 보류할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는데도 로열티 미지급을 미룬 것은 미국 등 다른 소프트웨어 수출국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 일어났다. 샨다가 소프트뱅크사로부터 지난 3월 무려 4000만달러나 되는 거액을 전격 투자받는데 성공한 것. 샨다가 온라인게임 동시접속자 70만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있었지만 천톈차오 사장도 인정하듯 ‘미르의 전설2’가 없다면 오늘날의 샨다가 없었음은 분명한데도 이같은 대규모투자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시점도 ‘미르2’ 공동소유자인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는 샨다의 로열티 미지급 기간이 계약서상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돼 지난 1월 24일 이미 샨다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태였으며 위메이드가 ‘미르3’의 판권을 중국 다른 업체인 광퉁에 넘겨준 상황이었다.
어쨌든 소프트뱅크는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감지하고 중국 1위 온라인게임업체로 성장한 샨다사에 대규모 자금투자를 단행했고 이는 샨다의 로열티분쟁 해결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샨다의 궁극적인 목적이 나스닥 직상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천톈차오 사장은 “소프트뱅크 투자와 함께 나스닥 직상장을 권유하는 금융업체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며 “1∼2년 내에 나스닥 직상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한국기자단을 초청하며 샨다가 로열티문제 헤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소프트뱅크의 4000만달러 투자와 나스닥 직상장이라는 비전을 얻은 샨다에 로열티문제는 더이상 이제 마냥 미루어야 할 아까운 돈이 아니라, 샨다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스닥 상장을 통한 국제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국제분쟁을 해결해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샨다가 소프트뱅크사로부터 투자받기 전까지 사실 여느 중국기업처럼 불합리한 면이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투자 이후 달라지려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샨다가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것으로만 끝내려 했다면 로열티문제의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이제 샨다는 “로열티를 주려고 했다”며 로열티 분쟁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