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IT솔루션 도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ERP 도입계획은 2∼3년 전부터 나왔지만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라 대웅제약 등 일부 대형 제약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유보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호전세를 보인 중견 및 중소규모 제약사들이 잇따라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이후 시스템구축에 나서거나 향후 도입계획을 세우고 있어 제약업계의 ‘e전이(트랜스포메이션)’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ERP와 이미 구축된 현장영업자동화(SFA) 시스템을 연동하고 나아가 고객관계관리(CRM)·공급망관리(SCM)·기업정보포털(EIP)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어서 기업내 임직원과 고객, 협력업체를 아우르는 통합시스템의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어 주목된다.
일동제약(대표 이금기)은 한국오라클·신세계I&C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과 함께 약 45명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오라클 ERP를 적용한 시스템에 나서고 있다. 총 7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SAP 솔루션이 적용된 대웅제약·한독약품·한국얀센 등의 ERP 시스템을 능가하는 제약업계 최대규모의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ERP에 이어 2차연도 사업으로 CRM·SCM을 접목하고 이어 이미 구축된 지식관리시스템(KMS)과 그룹웨어(GW)를 통합한 기업정보포털(EIP)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한올제약(대표 한만영)은 지난 2월부터 SSA GT코리아의 BPCS ERP 패키지를 적용해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약 8억원을 투입, 오는 9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올제약은 생산·영업·물류·회계 모듈을 탑재한 ERP 시스템을 구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존의 SFA 시스템을 재구축해 실질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영업력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화제약(대표 김남학)은 최근 ‘스피드경영’을 구현하기 위한 중장기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작업을 마치고 오는 3분기부터 ERP를 포함해 GW·CRM·EIP 등의 순차적인 도입에 들어간다. 한화제약은 향후 1년 동안 ERP와 GW를 구축하고 2006년까지 다차원분석(OLAP)·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를 적용한 분석시스템과 임원정보시스템(EIS), EIP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또 영진약품도 최근 삼성SDS와 약 5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계약을 맺고 유니ERP 도입에 착수했다. 이밖에 현대약품·국제약품·제일약품·신신제약 등이 최근 구축작업을 마무리했고 한미약품·환인제약·대화제약 등도 ERP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형 제약정보지식협의회(PIKA) 실장은 “지난해부터 제약업계의 사업실적이 호전되면서 ERP를 비롯해 다양한 정보화 시스템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국내시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선진 외국계 제약사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경영전략과 IT정보화의 결합이 시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