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LCD투자와 관련해 최근 대만 LCD업체들이 잇따라 6세대 투자계획을 발표, 6세대 대세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7세대를 준비중인 삼성전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며 6세대 라인을 건설중인 LG필립스LCD는 규격싸움에서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환영하는 등 양사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6세대로 기우는 대만 LCD 투자=대만 LCD업체인 칭화픽처튜브(CPT)는 최근 IR행사에서 차세대 LCD 제조라인을 월 6만장 능력의 6세대(1500×1850㎜)라인으로 결정하고 580억 대만달러(약 2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르면 내년 말이나 2005년 초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세계 3위의 LCD업체인 AUO도 총 500억 대만달러(1조7000억원)를 들여 차세대 라인을 건설하는 한편 오는 2005년 2분기부터 제품을 생산키로 했다. AUO는 차세대 라인 규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6세대에 투자할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디스플레이서치의 타무라 부사장은 지난 6월 디스플레이뱅크가 국내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AUO와 CPT의 6세대 투자를 전망한 바 있다.
◇왜 6세대인가=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7세대 투자계획을 발표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5세대에 이어 6세대 투자가 진행된 뒤 7세대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였다”며 “최근 대만업체들이 7세대가 아닌 6세대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만업체들의 차세대 라인 가동시점이 1년 가까이 앞당겨진 것도 6세대로 기운 요인으로 풀이된다. 당초 디스플레이서치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AUO와 CPT의 차세대 라인 투자시점은 2006년 초반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발표에는 1년 가까이 앞당겨 2005년 상반기로 결정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만업체가 당초 예정대로 2006년께 차세대 라인을 가동할 경우 7세대 라인 투자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시기를 1년 앞당기면서 장비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6세대로 기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표준경쟁에 유리해진 LG필립스LCD=대만업체들이 6세대 투자를 감행할 경우 LG필립스LCD는 경쟁사에 비해 표준경쟁에서 유리해지는 한편 장비가격 인하 등 적지 않은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된다. 5세대의 경우 대만업체들은 LG필립스LCD 규격(1000×1200)을 따르지 않고 삼성전자 규격(1100×1250㎜, 1100×1300㎜)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규격에서 최적의 생산효율을 보이는 17인치, 19인치 등이 LCD모니터 표준 제품으로 부상했으며 15.1, 15.7, 18.1인치 등 LG필립스 최적 제품은 표준 제품에서 밀려났다.
또한 6세대 장비 구매업체가 많아지면서 장비 단가가 인하되고 LG필립스LCD는 선두 투자업체로 가격 메리트를 받는 등의 이점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CJ투자증권의 박현 애널리스트는 “CPT의 경우 최근에야 4세대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 2005년으로 예정돼 있는 6세대 라인 가동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내년 대만업체간 M&A가 이루어질 경우 대만업체들의 투자계획은 다시 통째로 뒤집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7세대 준비 삼성전자 "좀더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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