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계열 유통·물류업체 영향 없나

 현대백화점·현대상사·현대택배 등 현대 계열 유통·물류기업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직간접적인 영향파악에 분주했다. 이번 사태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통업체는 현대상사와 현대택배. 현대상사는 정몽헌 회장이 실제 지분(1.2%)을 가지고 있고 현대택배는 정 회장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현대상선이 30.11%에 달하는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

 이를 제외한 정몽근 회장이 맡고 있는 현대의 유통 주력 부문인 현대백화점그룹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 정주영 회장의 3남이자 정몽헌 회장의 형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쪽은 이미 계열분리를 통해 지분정리가 끝났으며 올해 장남 지선씨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3세 경영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상황에 연유한다.

 이번 사태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유통 계열사는 현대택배. 지분상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상선의 직접적인 영향하에 있던 현대택배는 고 정 회장의 신임 속에 현대택배 부회장으로 취임해 지난해 대표이사 회장자리에 까지 오른 강명구 회장의 입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전자와 현대유니콘스 구단주를 거친 강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대표까지 겸하며 현대를 움직이는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영향력 높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 현대택배는 지난해 말 전임 사장이 계열사로 이동한 후 비어있는 사장 자리가 채워지지 않은 채 10개월 가까이 강 회장 단독체제로 유지돼 향후 사장 자리에는 어떤 인물이 채워질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홈쇼핑 등을 거느리는 현대백화점은 이미 오래 전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독자적으로 백화점그룹을 형성해왔기에 이번 사태로 인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 초 백화점그룹 부회장에 올라 ‘현대 일가 3세 경영체제 구축’의 신호탄으로 불린 정몽근 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부회장의 후계구도 완성이 더욱 빨라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 브랜드가 차지하는 영향이 큰 만큼 ‘현대’라는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시장에서 적지 않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강병준 기자 bjkang@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