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들, 에어컨재고 처리에 골머리

출고가 인하 등 막바지 세일 총력전

‘8·15 이전에 에어컨 재고를 처분하라.’

 가전업계에 에어컨 재고처분 특명이 떨어졌다. 에어컨 내수시장이 작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국내외 에어컨 업체들이 쌓여가는 재고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탓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초 에어컨 내수시장은 170만∼180만대로 예상됐지만 1분기의 예약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에어컨 성수기인 2분기 들어서도 이상기후에 따른 매기위축으로 올해 내수 판매량이 130여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하이마트와의 관계개선으로 판매량이 소폭 증가한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제외한 삼성전자·LG전자 모두 에어컨 내수 판매량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 1월 불거진 이마트 등 할인점과의 갈등 영향으로 상반기 에어컨 판매량이 작년 대비 10% 가량 감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역신장을 보였다”며 “그러나 중국과 독립국가연합(CIS)을 포함한 유럽 등 해외시장에 대한 수출은 각각 3배, 2배씩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투인원’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적으로는 에어컨사업이 비교적 호조를 보였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줄었다. 국내 최대 전자양판점 하이마트가 올초부터 7월말까지 판매한 에어컨 수량은 지난해에 비해 15∼20% 감소한 14만여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전속대리점이나 가전양판점 등 유통망에서 보유한 재고를 감안하면 이들 제조업체의 판매수량 감소폭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들은 지난달말 기준으로 에어컨 재고물량이 유통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유통재고를 합쳐 30만∼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는 제조업체·유통업체 가릴 것 없이 재고처분을 위한 총력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에어컨은 계절상품이라는 제품특성상 재고를 올해안에 처분하지 않으면 의류처럼 제값에 판매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업체들의 판촉경쟁이 전례없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삼성전자·LG전자는 양판점들이 보유한 10여개 모델에 대해 출고가를 10% 정도 인하했으며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인하폭 만큼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막바지 세일에 돌입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한 관계자는 “재고가 많지는 않지만 적기에 소진하기 위해 이달부터는 특가모델을 적극 운용할 계획이며 홈쇼핑을 비롯한 온라인 판매보다 오프라인 위주의 소비자 접점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