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 케이씨텍(대표 고석태)은 최근 점심시간을 새로 정했다.
30분 간격으로 따로 운영된 안성 제1공장과 제2공장의 점심시간을 낮 12시부터 1시로 통일한 것. 지금까지 사내 식당이 있는 제1공장의 경우 낮 12시부터, 식당이 없는 제2공장은 식당가가 붐비는 시간을 피해 오후 12시 30분부터 점심시간을 가져왔다.
하지만 각기 다른 점심시간 때문에 공장간 연계업무가 30분 이상 지연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제2공장 직원들이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했다.
극심한 불황으로 ‘원가절감’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반도체 장비업계가 숨은 비용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6시그마 운동, 전사적자원관리(ERP) 같은 체계적인 원가절감 프로그램 도입과는 별도로 생활 속에서 자투리 비용을 아끼자는 ‘구두쇠 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고석태 케이씨텍 사장은 “아무리 좋은 원가절감 프로그램도 현장인력이 몸소 체화하지 않으면 별무효과”라며 “직원들에게 일상업무 중에 느끼는 불합리한 사안을 기탄없이 제안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트렁도운)은 이달 말 처음으로 원가절감 대회를 개최한다. 1년에 2번씩 개최키로 한 이 대회는 원가절감 아이디어가 현장에서 적용된 사례와 효과를 전직원이 공유하는 일종의 ‘원가절감 인식 재무장 운동’이다. 우수한 부서를 시상, 원가절감에 대한 동기도 부여할 계획이다.
한국디엔에스(대표 임종현)는 지난해부터 TV광고 카피라이터에서 따온 ‘숨은 1%의 비용을 찾아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근 콤팩트 타입의 6세대 LCD 세정장비를 개발한 에스티아이(대표 노승민)는 생산현장뿐 아니라 아예 제품 기획과 설계단계부터 원가절감에 고심하고 있다. 불필요한 부품을 줄이거나 새로 디자인하는 등 제조원가를 줄이고 있는 것.
노승민 에스티아이 사장은 “경쟁업체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우수한 품질도 중요하지만 가격경쟁력도 매우 중요하다”며 “원가절감 역시 또 하나의 테크놀로지”라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