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디지털전환장비 도입 러시

 아날로그신호를 디지털신호로 변환시켜주는 장비시장이 틈새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4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최근 SBS·대구방송 등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내구 수명이 많이 남은 기존 아날로그 장비와 SD급 장비를 완전 전환 시점까지 계속해서 운용하기 위해 아날로그신호를 디지털신호로 변환시켜주는 ‘과도기적’ 장비도입 사례가 속속 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유효 수명이 많이 남은 기존 방송장비를 폐기처분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기 위해 아날로그신호를 디지털신호로 변환해주거나 표준화질(SD) 신호를 고선명(HD) 신호로 변환해주는 장비 도입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목동 신사옥의 완전 디지털화를 추진중인 서울방송(SBS)은 내구 수명이 남아있는 기존 카메라와 일부 장비들을 완전 전환 시점까지 운용하기 위해 SD신호를 HD신호로 바꿔주는 업컨버터를 도입,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천명했다. 이를 통해 새 사옥이 준공된 뒤에도 전체 보유 장비 중 3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존 SD급 장비들을 HD 완전 전환 시점까지 운용한다는 것이다.

 대구방송도 최근 컴바이너란 장비를 도입, 국내 방송사로서는 처음으로 기존 아날로그 송신시설과 신규 DTV 송신시설을 통합했다. 기존 아날로그 송신소에 컴바이너를 설치할 경우 DTV 송신을 위해 별도의 안테나 시설을 지을 필요가 없게 돼 신규 설비 구축에 따른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KBS와 MBC가 도입해 운용 중인 HDDA컨버터도 대표적인 과도기형 방송장비로 불린다. HDDA컨버터는 일반 VGA모니터에 HD신호를 제공, 값비싼 HD모니터를 대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비다. 또 디지털신호와 아날로그신호를 바꿔주는 ADDA컨버터도 대표적인 과도기형 방송장비로 꼽힌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비와 시설에 대한 무리한 투자 없이도 기존 장비와 시설을 이용해 대체할 수 있고 유효 수명을 대폭 늘릴 수 있어 방송사로서는 일거양득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