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정몽헌 쇼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현대 그룹사와 대북 관련주 등은 ‘선장’이 없어지면서 불확실성이라는 단기 악재에 휘둘릴 수 있겠지만 시장 전반으로의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몽헌 회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4일 주식시장은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 회장 계열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현대상선과 현대상사는 각각 8.72%, 8.33% 하락했고 그밖에 현대엘리베이터(-4.26%), 현대증권(-4.58%)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정몽구 회장 계열인 현대차와 정몽준 회장의 현대중공업은 각각 1.54% 하락과 2.62% 상승으로 등락이 엇갈렸다.
정 회장 사망이 그룹 계열사 부실, 대북 관련 특검조사 등과 관련됐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주식시장의 분위기 자체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정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MH계열 이외의 자동차, 중공업 등 나머지 현대 계열사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다”며 “이미 계열분리가 완료됐고 MH가 지분을 가진 회사들과 자금 및 거래관계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MH 계열사들의 영업규모나 시가총액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져 전체 증시에 미칠 영향 역시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회장 사망 소식은 국내외로 타전됐지만 외국인들은 여전히 ?억원의 순매수로 대응하는 등 외국인 투자동향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 회장의 사망 원인이 정치적 문제때문으로 확인되거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정-재계’에서 벌어진 뒷소문이 밝혀지는 등 후폭풍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반적 충격은 없겠지만 정 회장의 직접적 관련사들은 주가에 단기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옥진 대우증권 연구원은 “MH의 계열사들이 최근 대북송금 문제, 영업부진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공백이 생긴 점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현대증권과 현대투신 등 MH계열 금융사들의 매각작업과 현대아산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사업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정몽헌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한 회사는 총 6개사다. 이 가운데 현대상선과 현대상사는 정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정보기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 현대오토넷 등은 서로 지분관계가 얽혀 있다. 이들은 최근까지 대부분 주가약세였으며 뚜렷한 탈출구를 찾지 못해 고전해왔다. 표참조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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