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M시장 `기지개`

하반기 대형 제조업체 중심 확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기업 PLM 도입현황

 제조업체의 업무환경을 정보통신기술(IT)로 통합·관리하는 제품주기관리(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01년 처음 국내에 개념이 도입된 이래 몇몇 업체만이 선별적으로 적용해온 PLM 시스템이 올 하반기부터는 대형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점차 기업의 전체 업무로 확산될 전망이다.

 PLM이란 기업의 핵심 역량을 이루는 제품의 기획, 설계, 생산, AS, 폐기 등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제조업체의 PLM 도입 바람은 해외법인과 국내외 연구소 등 기업의 생산환경이 더이상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네트워크화됨에 따라 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각 조직간 통합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 등에 급격히 추월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IT로 무장한 새로운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산업 저변으로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통적인 제조업체뿐 아니라 서비스, IT 등 다른 분야에서도 PLM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PLM이 산업계 전반으로 파급되는 추세다.

 ◇도입 바람 확산=얼마전 LG전자는 70개 해외법인과 국내외 연구소 및 협력업체 등을 하나로 묶는 대규모 ‘글로벌 R&D 협업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이달부터 주요 해외법인 및 연구소 대상의 시범사업을 가동하고 설계자동화(CAD), 제품데이터관리(PDM)를 비롯해 협업적제품거래(CPC), 협업적제품정의관리(cPDM) 등 PLM에 필요한 각종 솔루션을 단계적으로 도입, 전사적으로 업무환경을 바꿔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에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해 전사적인 PLM 시스템 도입을 선언하고 본사와 전세계 사업장,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단계적인 시스템 교체에 들어간 상태다.

 세계적인 수준의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완성차 업계에서도 PLM 도입이 활발하다. 우선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가 지난 2001년 PLM 도입을 확정하고 올해까지 본사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협력업체로 PLM 시스템 도입을 확대할 방침이다. 쌍용자동차도 PLM 도입 검토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대우종합기계는 굴삭기, 지게차, 엔진 등 주력제품 개발의 전 단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협업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PLM 솔루션을 도입한 사례. 대우종합기계는 CAD와 PDM간 동일 플랫폼을 사용함으로써 제품설계와 제작업무간 통합 환경을 구현했다.

 다국적기업의 협력업체로 활동하는 국내 중소기업도 PLM 선발주자 대열에 속한다. 미국 나이키에 운동화를 공급하는 태광실업은 지난 7월 PLM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태국·베트남·중국 현지 공장과 한국 본사와의 협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태광실업은 “미국 나이키가 이미 PLM 시스템을 구축·가동하고 있어 정보공유를 위해서도 PLM 도입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강국 한국, ‘매력’적인 시장=“한국은 정보통신·전자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입니다.”

 올초 방한한 다소시스템델미아의 버트랜드 세인트 마틴 아태총괄 부사장은 “제조업 강국인 한국이 그 어느 나라보다 PLM 도입 환경이 최적화돼 있는 만큼 PLM업체들에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IBM/다쏘시스템, PTC코리아, EDS PLM 등이 지난 2001년부터 이미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ERP 전문 솔루션업체인 SAP가 국내에서 PLM 솔루션 마케팅을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는 CAD·CAM 전문기업인 오토데스크도 PLM 솔루션을 출시, 본격적인 영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IBM/다쏘시스템의 유형재 부장은 “우리나라 PLM 시장은 도입기를 지나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시기로 경기가 호전되면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부터 기업들이 본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