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당분간 좀 쉬고 싶습니다.”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놀면서 찾아 봐야지요.”
직장인들에게 너무 익숙한 대화의 한 장면이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취업난에 힘들어 하는 구직자들이 너무나 많은 반면 당분간 쉬고 싶어 하는 직장인 역시 많은 것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일단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듯 생각하는 고등학생들이 정작 대학에 입학한 후 많은 문제에 봉착하면서 ‘휴학’을 하는 것처럼 ‘일단 입사를 한’ 직장인들 역시 힘들어 하면서 ‘휴식기간’을 가지려 한다. 직장생활의 목표를 잃었거나, 때로는 조직관계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서 등 그 이유는 참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어떤 직장인이 과연 담보 없이 푹 쉴 수 있겠는가.
이번 칼럼에는 ‘떠나고 싶은 직장인’ ‘휴식을 가지려는 직장인’에게 자기점검의 몇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사직서를 쓰기 전에 이력서를 먼저 작성해 보자.
현재의 직장까지 어떤 일을 해 왔는가. 일관된 전문성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와 같은 경력의 수요가 채용시장에서 충분한지를 알아봐야 한다. 구인공고 현황을 분석하거나, 경력관리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할 수 있다. 전문성과 경쟁력, 시장수요까지 갖추었다면 물론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이력서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는 반드시 필요하다.
부족함이 느껴진다면 재직중에 충분히 준비하자.
중소규모의 상사에서 무역사무를 보던 31살 S는 2년 남짓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사장의 동생이자 직속상사인 팀장의 강압적 스타일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퇴직후 6개월 이상 구직활동만 했지만 안타깝게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S의 경력으로 가능한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
사실 이렇게 무작정 퇴직을 한 사람들이 재취업을 하기란 만만치 않다. 적지 않은 나이에 수개월의 공백기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회사는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쉬면서 일자리를 구하다 보면 초조한 마음에 계획적인 구직을 못하는 경우가 더 크다.
자신의 부족함을 진단했다면 재직중에 경력을 충분히 더 보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재직중인 회사에서는 최선을 다하라.
이직을 결정한 직원들은 직장에서 쉽게 눈에 띈다. 우선 근태가 나빠지고, 장기적인 업무에 대한 관여가 소극적으로 바뀐다. 심지어 회사에 대해 부정적 혹은 노사를 편가르는 언급을 많이 하게 된다.
여전히 몸을 담고 있는 조직이고 월급을 받고 있는데 말이다.
그뿐 아니라 ‘재직했던 회사에서의 능력과 인성 평가’는 매우 중요한 평가기준이 된다. 동료보다는 상사평가가 더욱 중요하다. 퇴사일까지 최선을 다해 자리를 지키는 자세가 자신의 경력관리에 또한 중요한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크루트 부설 경력개발연구소 서미영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