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메모리시장의 선두자리를 놓고 인텔과 삼성전자, 그리고 AMD-후지쯔 합작법인 FASL이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디지털카메라·USB 저장장치 등에 들어가는 낸드형 플래시메모리의 판매호조, 가격인상 등에 힘입어 올해 매출목표를 상향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억달러의 매출로 업계 순위가 8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던 삼성전자는 최근의 낸드형 플래시 호조세가 4분기까지 이어지고 연산 6000만개에 달하는 노어형 플래시 양산이 일정대로 진행되면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0∼40% 성장, 20억달러대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20억달러의 매출을 거둘 경우 지난해 19억여달러로 선두자리를 차지한 인텔과 최근 합작을 통해 업계 2위로 떠오른 FASL을 제치고 시장 1위도 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플래시메모리 호조세에 힘입어 1분기 메모리 매출이 전분기 대비 23%, 2분기에는 5% 증가했으며 이중 플래시메모리 비중도 25%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권장소비자가가 30달러대인 256MB 모듈의 경우 현물가가 5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낸드형 플래시메모리가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이를 따르지 못해 품귀현상을 보일 정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HP(낸드)·노키아(노어) 등 대형 고객을 확보한 만큼 올해 매출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행보에 인텔과 FASL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전세계 주요 지역에 현지법인을 설립중인 FASL은 최근 일본에서 임원단 회의를 갖고 현지 마케팅력을 강화, 고객확대 전략을 수립했으며 일본과 미국 공장의 인력재배치로 원가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인텔은 지난 상반기 가격인상 시도가 노키아 등 주요 고객을 경쟁사에 잃었던 패인으로 평가하고 하반기에는 GSM·GPRS 모뎀칩과 엑스스케일 프로세서 등 다양한 멀티칩패키지(MCP) 등을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승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인텔과 FASL을 제치고 업계 선두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4분기 낸드형 수급과 가격이 관건”이라면서 “전반적으로 낸드형 시장이 넓어지고 있는 데다 삼성이 노어형 시장에서도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두는 만큼 이른 시일내 업계순위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2002년 플래시메모리 점유율(단위:%, 자료:웹피트리서치 2003.3)
순위 업체명 점유율
1 인텔 25.5
2 삼성전자 12.5
3 AMD 9.1
4 후지쯔 8.9
5 샤프 8.3
6 도시바 7.7
7 ST마이크로 7.6
8 미쓰비시 4.7
9 샌디스크 4.5
10 SST 3.0
기타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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