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면 돌아가라’-원격검침업체, 해외시장 공략 박차

‘막히면 돌아간다.’

 하반기들어 국내 원격검침 업계가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내수경기 침체 및 ‘5·23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국내 건설경기 하락세와 맞물려 관련 업체 사이에서 새로운 성장모델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들 업체는 전기의 사용과 검침이 안정화 단계에 있는 선진국보다는 도전율이 높고 전력 사용이 급증세에 있는 동남아 등 저개발 국가들을 상대로 활발한 수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전력청(EVN) 산하 EEMC그룹과 디지털전력량계의 장기 납품계약을 체결한 옴니시스템(대표 강재석 http://www.omnisystem.co.kr)은 지금까지 40만달러 상당의 완제품을 수출했다. 이 회사는 이달말 하노이 현지에 EEMC의 생산공장 건립이 마무리되면 반제품 형태로 수출방식을 전환, 현지공장서 조립생산하는 방식으로 고관세 장벽을 피해간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페루 전력청의 원격검침 시범사업용으로 20만달러 어치와 우크라이나에 30만달러 상당의 디지털전력량계를 수출한 옴니시스템은 올해말까지 300만달러 가량의 기기 및 관련 검침 시스템을 일괄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고압부문 원격검침시장에만 주력해온 누리텔레콤(대표 조송만 http://www.nuritelecom.com)도 최근들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일본 등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조송만 사장은 “대다수 동남아 국가의 경우 고압분야 원격검침을 위한 통신모듈로 CDMA와 함께 GSM도 겸하고 있어 이에 대한 기술적 변환작업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일본의 민영 전력회사인 도쿄전력과 총 1000억원 규모의 저압부문 원격검침용 계량기 및 통신 시스템의 대당 납품가격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밖에 각종 디지털계량기 수출로 올 상반기에만 13억원의 매출을 올린 금호미터텍도 인도네시아 등지의 원격검침시장 진출을 추진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원격검침 시장은 현재 저압부문으로의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각 업체는 국내 시장의 제도적 진입장벽 등을 피해 해외서 그 돌파구를 찾고 있는 다소 기형적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