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유상증자안 부결

SKT·삼성전자 반대로…유동성 위기 해소 `비상`

 LG그룹이 추진해온 하나로통신의 유상증자안이 5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은 당장의 유동성 위기 해소에 비상이 걸렸고 LG의 진로 또한 불투명해졌다. 또 국내 통신시장의 구조조정 향배 역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혼미 상태에 빠져들었다.

 하나로통신은 5일 오전 경기도 일산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LG그룹이 제안한 5000억원(발행가 2500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62.04%로 특별결의사항 충족요건인 66.7%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이에 따라 신임 윤창번 사장 체제 출범과 동시에 외자유치 재추진 등 원점에서 조기회생 방안을 다시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번 증자 실패로 하나로통신이 유동성 위기에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고 외자 유치에도 수개월이 소요돼 하나로의 신임 경영진은 물론 증자에 반대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주요주주들까지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윤 사장은 “주요 주주사들은 물론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약 3000억원 상당의 긴급 자금수혈을 위해 노력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해 차질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면서 “다음달말까지 외자유치를 재추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하나로통신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로통신을 데이콤·파워콤 등 계열사들과 묶어 그룹 통신사업의 재도약을 꾀했던 LG도 주총결과에 따라 적지 않은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LG그룹은 이날 주총에서 유상증자안이 부결된 직후 공식발표를 통해 “하나로통신의 경영정상화나 국내 통신시장의 발전을 위해 유상증자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여겨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 “이번 결과를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추후 시간을 갖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유상증자보다 훨씬 나은 원래 조건대로 당장이라도 외자유치가 가능하다”면서 “주주들의 이해를 구하지 못한 LG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었던 만큼 예상했던 결론”이라고 맞대응했다.

 한편 윤창번 신임 사장 임명건은 증권예탁원의 반대의사가 10여만주에 그쳐 투표없이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