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구조개편로 민영화 단계에 진입한 발전부문은 최근 ‘효율성’에 기반한 전력IT화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면 아직 한전 독주 체제하에 있는 송·배전, 판매부문에서의 IT화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태다. 전력기기 IT화는 산자부의 지원과 일선 생산업체의 발빠른 전환으로 최근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다.
◇전력계통 IT화=6개 발전사들은 분할 이후 정보전략계획(ISP)을 수립, 각사별 IT종합시스템을 새롭게 갖추는 등 발전부문 IT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신규로 구축하는 형태와 기존 시스템을 근간으로 부문별 IT시스템의 개선과 통합을 추진하는 형태를 겸하고 있다. 남동발전도 지난 5월 전력연구원에 ‘최적 종합정보통신망 구축방안’을 의뢰, 중장기 IT고도화 전략을 수립중이다.
이들 발전사의 운영관리 부문 IT화는 비교적 수준이 높은 반면, 설계·건설·기술관리부문은 아직까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진기 전력연구원 IT그룹팀장은 “발전소 분할 이후 설비의 효율적 관리와 운전능력의 향상이 발전사별 주요 경영목표로 주목되고 있는 만큼 IT접목을 통한 설비 및 운전 데이터의 효율화가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송·변전부문에서 GPS를 이용한 안정성 감시·분석 시스템, 판매부문에서의 원격검침시스템 등이 일부 시범적용되고 있으나 한국전력 민영화 문제와 맞물리면서 발전부문 이외 전력계통의 IT화는 주춤세에 있다.
◇전력기기 IT화=기존 아날로그 전력기기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이른바 ‘전력기기 IT화’는 산업자원부의 지원과 각 일선업체의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전력IT화의 선도분야다.
최근 산자부는 ‘IT적용 신전력기기 개발과제’를 선정, 이 분야에 향후 5∼10년간 총 23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발과제에는 △170/362㎸급 개폐제어형 차단기 △25.8㎸, 25㎄ 인텔리전트 복합절연 스위치기어 △245㎸, 40㎸ 모터-드라이브형 초고압 GIS △전류 0점 후 아크파라메트 측정 및 해석기술 등이 포함돼 있어 이번 개발과제가 국내 전력기기 IT화에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전력기기 제조업체들의 움직임도 활기를 띠고 있다. 케이디파워는 기존 부배전반에 첨단 IT기술을 접목, 48시간내의 누전 및 전압 기록을 보관하는 ‘블랙박스’를 탑재한 신개념 수배전반을 탄생시켜 전기업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배선기구 전문업체인 신동아전기는 아예 회사 주력모델을 전력선 모뎀 스위치로 바꾸는 등 생산제품의 IT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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