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사를 하면서 집에서 케이블TV를 신청했다. 동네가 산밑에 있어 지상파 TV가 잘 나오지 않는데다 케이블TV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얼마 안가 깨지고 말았다. 전화로 케이블TV 설치를 요청했지만 설치기사는 약속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전화해 약속을 잡았으나 이번에도 제시간에 나타나지 않았고 다른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만 했던 탓에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케이블TV업체에 전화해 항의했으나 상담직원이 오직 기사의 탓으로만 책임을 돌리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더욱 황당함을 느꼈다. 상담직원은 ‘기사들은 회사에서 제대로 통제가 안된다. 기사와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나왔다. 설치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었음도 물론이다. 케이블TV를 신청할 때는 지역 케이블TV사 이름을 보고 신청하지 누가 그 기사를 보고 신청을 한단 말인가?
결국 케이블TV 신청을 포기하고 지역 유선방송을 신청하고자 하였으나 두 업체가 얼마 전 합병해 이제는 한 회사라는 말을 듣고 허탈함을 느꼈다. 독점이라고 이런 식으로 서비스를 한다면 어떻게 케이블방송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문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초고속 인터넷 등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다양한 서비스도 좋지만 기본부터 잘 챙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현주·서울 양천구 목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