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교묘하게 제작된 중국산 위조 소프트웨어가 국내에 상륙했다.
특히 이들 위조 소프트웨어 대부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주얼J++’, 시만텍의 ‘노턴시스템웍스’, 코렐의 ‘코렐드로’ 등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고가의 패키지 제품인 데다 패키지 디자인과 CD롬 인쇄는 물론 위조된 사용자 설명서나 부록까지 갖춰 정품과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피해확산이 우려된다.
6일 경찰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로 중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위조 소프트웨어가 일부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나 전자상가 점포 등을 통해 정품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다.
위조대상 업체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시만텍코리아 등도 한국내 위조 소프트웨어 문제의 심각성을 본사에 보고하고 위조품 실태파악에 나섰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김은현 법조팀장은 “그동안 중국 및 동남아 등지에서 위조 소프트웨어 관련 피해사례가 빈번이 보고됐지만 한국에서는 최근들어 위조 소프트웨어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며 “현재로서는 위조를 방지할 만한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위조 소프트웨어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위조 소프트웨어를 유명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다가 경찰에 적발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서울 동부경찰서는 올해 초부터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정품 소프트웨어 파격 할인판매’ 등의 문구를 올려 주문을 받은 후 이를 택배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위조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박모씨(31)를 위조 소프트웨어 판매 혐의로 최근 체포했다. 경찰은 판매금액이 약 1800만원이며 정품 소프트웨어 가격으로 환산한 피해금액은 4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서울 동부경찰서 김대식 수사관은 “올해 초부터 위조 소프트웨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으며 이미 상당량의 위조 소프트웨어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 수사관은 또 “위조 소프트웨어는 불법복제 소프트웨어와 달리 정품으로 위장하기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를 낳고 정품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등 피해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