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특허 기간이 끝난 액정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LCD제조 업체의 신뢰성 평가기술과 접합하면 충분히 국산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힘들다고 평가되던 핵심재료 상업화에도 성공한 만큼 저유전절연물질, PDP재료 등 차세대 재료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LCD 핵심재료인 액정과 배향막 국산화에 성공한 동진쎄미켐 전자재료사업부(http://www.dongjin.com) 박정문 사장(51).
“액정은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시장보다 기술 파급효과가 더 중요합니다. 국내 업체들은 100년 이상 된 쟁쟁한 외국업체가 버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에 투입될 자금에 비해 매출이 작아 관심이 없었을 뿐입니다.”
이 회사의 전자재료사업에 대한 사명감은 좀 특별한 데가 있다. 약 10년간 기술 개발 끝에 반도체용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성공, 지난해 미국 TI에 품질인증과 함께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올렸고 올해는 액정을 국산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 회사는 반도체, LCD 재료사업을 본격화해 사업의 디딤돌이된 발포제사업 비중을 점차 낮춘다는 계획이다. 2003년 6월 현재 전자재료는 61%, 발포제는 3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모두가 힘들다고 판단한 핵심재료를 매출 1600억원대의 중소기업이 국산화에 성공한 것은 한국 전자재료산업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려 반도체, LCD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사장의 의지에서 나왔다.
박 사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재료는 사용처는 적고 품목은 다양해 중소기업에 어울리는 사업입니다. 그러나 자본이 막강한 세계적인 화학기업과 승부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고 말했다.
◇사업전략
동진쎄미켐은 핵심 LCD재료 국산화 기술을 바탕으로 전자재료 종합 메이커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1520억원의 매출 중 포토레지스트는 780억원, 발포제 564억원, 반도체용 봉지제(EMC) 92억원으로 기존 재료사업이 9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컬러레지스트, 시너(thinner), 스트리퍼(stripper) 등 디스플레이 신재료 사업은 지난해 약 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부터 매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신사업 분야는 지난해 1분기 매출이 400만원에 불과했으나 올 1분기는 44억원의 매출을 기록, 무려 1만% 이상 성장한 것.
매출비중도 올해부터 반도체부문(매출비중 19%)보다 LCD재료(42%) 분야가 훨씬 커졌다.
이 회사는 특히 액정과 배향막을 제품군에 추가해 LCD 핵심재료 생산체제를 모두 갖춘 것이 큰 장점이다. 차세대 고속(VA급) 액정을 개발하고 있어 이 부분 매출이 일어날 경우 액정, 배향막과 주변재료간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액정, 배향막 매출이 본격화되는 2005년께는 매출 5000억원대의 재료전문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전자재료사업부 박정문 사장 아래 5개 부서가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사업 1부는 시너·스트리퍼, 2부는 CMP슬러리와 정밀화학, 3부는 불화아르곤(ArF)·불화크립톤(KrF) 포토레지스트, 4부는 LCD용 컬러레지스트를 생산하고 있다. 액정과 배향막은 사업 5부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각 부는 연구개발과 생산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