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e마켓 `心火` 끓는다

산자부 내달 복수상품 기준 시행·단속도 강화

산업자원부가 복수 상표(폴) 표시 기준 및 방법을 확정, 다음달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석유e마켓 플레이스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자부가 7일 관보를 통해 고시한 ‘주유소 비상표 제품 등의 표시기준 및 표시 방법’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SK(주)·LG칼텍스정유 등 상표 주유소들은 비상표 석유를 판매할 경우 외부 표지판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동안 상표 주유소 업계는 관행적으로 외부 표지판 없이 상표 석유 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유 등 비상표석유를 판매해 왔으며, 석유 e마켓업계는 이 시장을 집중공략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고시에 따라 다음달부터는 상표 주유소가 공식적으로 외부 표지판을 설치하고 비상표석유를 판매할 경우 정유사가 가격 등 면에서 불이익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당국의 단속도 예상된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번에 고시를 마련했다”며 “시행에 앞서 공문발송 등을 통해 표지판 설치를 적극 독려하고 단속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유 e마켓 업계는 이번 고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석유업계의 성수기가 9월부터 내년 3월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자칫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성수기를 앞두고 안정적인 시장 운영을 위해 이번 고시를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상표 주유소의 e마켓 이용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표를 포기하는 주유소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석유 e마켓 업계가 운영하는 상표로 전환하는 주유소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탱큐 유(油)’라는 독자 상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오일펙스의 박상철 사장은 “상당수 주유소들이 비상표석유의 가격에 대한 장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표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마켓 상표인 ‘예스 오일’ 을 운영하는 코엔펙의 양만희 사장도 “지역별로 주유소들이 무상표로 전환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전체 상표 주유소 가운데 20% 정도인 2000개 가량이 전환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석유 e마켓 업계의 자체 상표를 통한 주유소 진출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일펙스 및 코엔펙과 달리 아직 주유소 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오일체인의 조은기 이사는 “단속이 이뤄지면 e마켓을 통한 거래는 급격히 축소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주유소 프랜차이즈사업에 적극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