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 "금융권 백업센터를 잡아라"

"가물에 단비"업체들 수주경쟁 점화

 하반기들어 되살아 나고 있는 금융권 재해복구시스템(백업 센터) 구축 프로젝트 시장을 겨냥한 해 시스템통합(SI)업체들의 수주전이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착수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연기돼온 일부 은행·증권·보험사들의 재해복구(DR)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들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발주된다. 특히 30억원 규모의 중소규모 사업들 외에 50억∼150원 안팎의 사업들만도 3∼4건에 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금융권 재해복구시스템 수요가 거의 없어 속을 태워온 대형 SI업체들은 사업권을 움켜쥐기 위해 제안서 작성과 동종업체와의 컨소시엄을 논의하는 등 수주를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금융권 재해복구센터 구축사업의 첫 테이프를 끊는 곳은 증권예탁원. 증권예탁원은 서울 여의도 소재 자사 소유 빌딩에 재해발생시 2시간 안에 복구가 가능한 이중화(mirroring) 방식의 백업체제를 갖춘 DR센터를 구축하고 오는 연말 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오는 13일까지 SI업체들로부터 사업제안요청서를 제출받고 25일 가격입찰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약 6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이번 사업에서는 1차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한 삼성SDS 외에 LG CNS, SK C&C, 현대정보기술, 한국IBM 등 5개사가 수주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 하반기 최대 규모의 금융권 DR 프로젝트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일은행 재해복구센터 구축사업은 사업비만도 약 200억원대에 달한다. 올초까지 IT 및 일반 업무영역에 대한 비즈니스상시운용체계(BCP) 도입 컨설팅을 실시한 제일은행은 실시간 이중화 백업체제의 DR센터 구축을 위해 이달 중순 사업제안요청서를 내고 사업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의 BCP컨설팅사업을 수행한 현대정보기술을 비롯해 한국IBM, 삼성SDS, LG CNS, SK C&C가 수주전에 가세할 준비를 하고 있어 치열한 접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어 현투증권도 증권전산에 있는 원장의 이관작업을 연말까지 완료하는대로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사업(약 30억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올해 초 1차 DR구축 컨설팅을 수행한 현대정보기술은 물론 경쟁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보험분야에서는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통합된 서울보증보험이 다음달중 이중화 방식의 백업센터 구축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방침이다. 서울보증보험은 백업센터의 자체 구축 및 SI업체로의 아웃소싱, 보험개발원 위탁 등 세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중인 가운데 최근 SI업체들을 불러 견적을 받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원격지 백업센터를 구축할 경우 사업규모는 30억∼40억원에 달하게 된다.

 금호생명도 연내 백업센터 오픈을 목표로 SI업체들을 대상으로 자료요청 및 견적을 받아 9월중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며, 동양화재의 원격지 백업센터 구축사업(30억원 규모)도 이르면 다음달중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SI업체들과 진행해온 백업센터 구축 협의를 잠정 중단했던 새마을금고연합회는 하반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이 끝나는대로 10∼11월중 원격지 백업센터 구축사업에 재착수해 내년중 오픈한다는 계획을 잡았다.

 건설공제조합도 이르면 이달중 백업센터 구축사업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1차 정보화전략계획을 수립한 현대정보기술과 삼성SDS 등이 수주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밖에 신동아화재를 비롯해 산은캐피탈·우리카드·롯데카드 등도 내부 사정을 봐가면서 백업센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정보기술 재해복구시스템사업팀 전철수 부장은 “금융감독원의 재해복구센터 구축권고 대상 금융기관 121개사 중 미구축한 곳은 40여개사에 달한다”며 “한동안 움츠렸던 금융권의 재해복구센터 시장이 하반기들어 활성화되면서 SI업체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