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화학그룹 IT관련 사업 육성 `부푼 꿈`

LG화학·SKC·제일모직

 삼성·LG·SK IT 3강이 그룹 내 마침내 화학사를 동원해 그동안 취약한 IT관련 소재·부품사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제일모직·LG화학·SKC 등 빅3그룹 산하 화학업체들은 지금 전자·통신재료나 부품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 3사는 하나같이 향후 주력제품으로 전자·통신용 재료나 부품을 선정하고 집중육성, 장차 IT관련 소재 및 부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 노기호 사장은 7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2차전지·편광판·PVC·ABS 등 전자정보 소재·부품을 주축으로 하는 6개 사업을 1등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C 역시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는 TFT LCD와 PDP 등 디스플레이산업을 겨냥한 필름과 필터 등을 비롯, 리튬이온폴리머전지와 반도체 소재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제일모직도 예외는 아니다. 반도체·2차전지에 이어 LCD 및 PDP 디스플레이 재료사업 육성에 매달리고 있다.

 이중 가장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곳은 아무래도 이 분야 사업에 경험이 많은 SKC다. SKC는 비디오테이프, CD 등 미디어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SKC는 2005년 세계 초일류 정보통신 소재·부품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전체 매출 가운데 IT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매출 및 영업이익 비중을 각각 45%와 31%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국이 1위를 자랑하고 있는 TFT LCD와 PDP 등 디스플레이 시장을 겨냥한 필름과 필터 등을 비롯, 리튬이온폴리머전지와 반도체 소재사업 등을 육성할 예정이다. 또 올해 안에 TFT LCD의 핵심부품으로 분류되는 ‘램프 리플렉터’ 사업에도 신규참여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정보통신 관련 소재·부품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2005년 1조6200억원의 매출과 2000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정보통신 관련 사업군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500억원과 23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IT 소재사업군을 주축으로 미래형 신사업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7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08년 15조원의 매출과 13%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2001년 설정했던 2005년 8조원의 매출과 8000억원의 경상이익 목표를 10조원과 1200억원로 상향조정했다. 2008년까지 IT 소재사업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8%에서 28%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노기호 사장은 “이미 확보된 핵심기술을 토대로 광전자·나노테크놀로지·환경·바이오 등 환경친화적인 미래 유망기술을 접목한 사업군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자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차 IT관련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지다.

 제일모직은 반도체·2차전지에 이어 LCD 및 PDP 디스플레이 재료를 본격적으로 생산, 현재 3%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 부문의 매출비중을 2005년에는 1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최근 LCD용 재료인 컬러레지스트의 양산에 들어갔으며, 배향막(폴리이미드)과 이방성전도필름(ACF)도 생산할 계획이다. 또 격벽파우더 등 PDP 재료도 연구개발(R&D) 중이어서 PDP 핵심재료 생산도 앞당길 예정이다.  

 회사측 관계자는“2005년까지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핵심재료를 모두 생산해 이 부문에서만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 화학 3사의 변신은 무죄다. 업계 한 전문가는 “화학업체들이 최첨단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분류되는 전자정보 소재·부품사업부문을 집중육성하는 이유는 기존 주력제품의 수익성이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T업계에서도 적극 반기고 있다. IT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안정적인 투자재원과 관련 기술력을 활용할 경우 머지않아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대기업답게 수입비중이 높거나 취약한 분야에 주력하고 있어 수입대체효과와 완제품업계는 물론 IT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