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끝난 뒤 냉각됐던 소비심리가 풀리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중동지역에서 짭잘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이라크전 이후 에어컨과 냉장고·TV 등 대형 가전을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늘어 전쟁기간 동안의 부진해소는 물론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실적보다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이라크 시장에서 건물복구와 함께 살아나고 있는 민수용 및 군용수요에 힘입어 에어컨 수출이 목표에 비해 3배로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라크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지역 전체의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이와 함께 냉장고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량 증가했다.
LG전자는 중동지역에서 PDP TV의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중동지역 PDP TV 시장에서 점유율 약 40%를 기록하며 파나소닉·소니를 제치고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PDP TV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0% 증가했으며 연말까지는 18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UAE뿐만 아니라 쿠웨이트·예맨 등 기존에 공급하지 않은 곳까지 공급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이라크전 이후 특수에 힘입어 중동지역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약 120% 상승했다. 특히 자물쇠냉장고를 비롯한 현지 특화제품과 나노실버 양문형 냉장고, 산소에어컨 등 건강가전의 경우 전후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물량이 지속적으로 신장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최근들어 중동지역에서 PDP, HDTV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본격적인 프리미엄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중동에 수출하는 TV의 경우 OSD(On Screen Display)를 이미 중동문자로 제작하고 있고, 물이 귀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자물쇠 냉장고를 수출하는 등 고객지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상기 대우일렉트로닉스 경영기획담당 이사는 “소형가전의 경우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덤핑수준의 가격공세로 인해 한국산 제품은 기대이상의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TV와 냉장고·세탁기 등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각국 가전업체들의 판매경쟁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