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는 PC를 깨워라.’
유비쿼터스 시대가 와도 개인용컴퓨터(PC)는 우리 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도구로 그 생명력을 유지한다. 오히려 멀티미디어와 네트워킹 기능으로 중무장한 PC는 단순업무 처리기기나 인터넷 접속기기의 수준을 뛰어넘어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자 홈 네트워킹의 허브로 발전한다.
PC는 이미 가정과 사무실의 모든 정보기기(any device)를 언제(any time), 어디서나(any where) 인터넷과 접속하도록 해주는 중심도구로 자리잡았다. 문서 작성, 보내기, 받기, e메일, 아바타, 홈페이지, 서버, 커뮤니티, DB 구축 등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처리하는 만능기기다.
지금도 PC 원격제어 서비스를 활용하면 외부에서 휴대폰·PDA·PC 등을 활용해 자신의 PC는 물론 회사의 전산서버까지 제어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된 단말기만 있으면 집안 PC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를 마음대로 움직이고 프로그램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PDA가 있다면 PDA로, PC방이 가깝다면 그곳에서 집에 있는 컴퓨터를 원격으로 켜고 명령을 내린다. 내 컴퓨터 하드웨어에 필요한 자료를 다운로드하라고 명령한 후 저녁시간을 밖에서 보내고 귀가해 다운로드한 자료를 보면 된다. 갑자기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PC에 저장해놓은 MP3파일을 PDA로 다운로드해 들을 수 있다.
PC는 또한 가장 저렴하고 편리하게 홈 네트워킹을 구현하는 서버로도 활용된다. 랜카드 형태의 제어판을 장착한 컴퓨터는 TV·오디오·DVD·PDA 등을 무선으로 연결,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자유롭게 교환하고 제어할 수 있다. 특히 홈서버용 PC는 가정에서 호스트 역할을 하면서 노트북 및 PDA 등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가정에서와 같은 인터넷 접속환경을 제공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MS가 공동 개발해 내놓은 야심작인 홈 미디어센터도 따지고 보면 가정의 PC를 홈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도구이자 온라인 콘텐츠가 오가는 출입구로 만들자는 개념이다. 인텔의 ‘확장형(extended) PC’ 역시 PC를 중심으로 가정이나 사무실에 있는 모든 정보·가전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하자는 전략이다.
유비쿼터스 세상은 누구나 편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멋진 환경이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실수가 곧바로 범죄에 이용되고 시스템의 작은 버그는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크래킹에 의한 정보유출, 바이러스 유포, 각종 컴퓨터 범죄, 프라이버시 침해, 저작권 침해 등 각종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기업에는 고객의 정보가 돈이다. 미국의 엑스페리언은 미국인 2억명의 자료를 통신·유통·금융회사 등에 판매한다. 다국적 신용카드회사는 전세계에 걸쳐 회원의 구매상황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유비쿼터스 세계는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내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감시할 수도 있다. 개인의 생활이 더 이상 나만의 행동이 아닌 기업의 데이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PC를 중심으로 한 유비쿼터스 생활(u-personal life)은 개인별로 차별화되고 독립적인 사이버 환경을 보장한다. 중요한 개인자료를 서비스(ISP)업체가 아닌 내 PC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에게만 선별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입·출력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개인 인증도 내 PC를 통해 제공할 수 있다. e커머스 시대에는 기업이나 정부 차원에서 인증작업이 진행되지만 u커머스 환경에서는 내 PC를 통해 개인 인증을 처리할 수 있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자신의 PC 서버로 직접 컨트롤하는 것이다.
따라서 PC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환경은 모든 컴퓨터와 사물이 하나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내 컴퓨터에 있는 모든 것을 내가 사용하고자 하는 위치에서 인터넷이든 전화든 유무선의 어떤 기기로도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것이 PC를 중심으로 한 유비쿼터스 생활의 요체다.
팀장 :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전자식 컴퓨터 에니악(ENIAC)이 세상에 처음 출현한 이래 지난 56년 동안 컴퓨터 기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속한 진화를 거듭해왔다. 빠른 연산속도에 많은 기억용량, 그리고 풍부한 응용 소프트웨어 및 미들웨어의 지원으로 PC가 기업용 컴퓨터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과거 폐쇄된 공간에서 전문가들만 컴퓨터를 사용하던 대형 컴퓨터 시대에는 컴퓨터가 희소자원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한대의 대형 컴퓨터를 공동으로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80년대에 개인용컴퓨터(PC)가 등장하면서 사용자들은 비로소 자신만의 컴퓨터를 소유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가정의 모든 가전기기가 디지털화되면서 컴퓨터와 가전기기의 융합화가 일어나고 모든 기기는 하나 혹은 두개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서로를 제어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컴퓨터는 가전기기의 폭발적인 성장과 결합, 새로운 형태의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미래의 컴퓨터는 멀티미디어 서버급 컴퓨터 시스템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또 병렬구조의 ‘명시적 병렬 명령어 기반 컴퓨팅(EPIC CPU)’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가상 네트워크 저장장치도 기본으로 지원될 것이다. 특히 PC급 성능의 모바일 CPU가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듀얼 MPU(Micro Processor Unit)를 사용하는 플랫폼이 여러 응용분야에 적용되고 다양한 형태의 통신모듈도 필수적으로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가 발명된 초창기에는 한 가정에서 하나의 전구를 사용했다. 전기가 발명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은 거의 모든 기기들이 전기를 사용한다. 마찬가지로 컴퓨터가 발명된 지 100년을 맞는 21세기 중반에는 동일한 현상이 목격될 것이다.
실제로 유비쿼터스 시대가 오면 더 이상 컴퓨터와 통신기기는 희소자원이 아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정보기기에 컴퓨팅 기능과 네트워킹 기능이 이식된다. 20Mbps 이상의 고속 모뎀이 가정에 보급되고 반도체기술의 발달을 통한 가격 저렴화로 가정용 컴퓨터는 20㎓ 이상의 프로세서를 사용함에 따라 가정에 보급된 컴퓨터를 이용한 그리드(grid) 컴퓨팅도 일부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지 PC 제어>
“회사에 출근해보니 집 PC에 있는 자료를 가져오는 것을 깜박했으니 이걸 어쩌나… 사무실에서 집에 있는 컴퓨터를 켜서 내 컴퓨터의 자료를 다운로드해 일을 처리하면 주말 저녁을 멋지게 보낼텐데…. 집의 가스 밸브는 제대로 잠그고 나왔나… 차 안에서 집에 있는 에어컨을 미리 작동시키고 시원해지면 집에 들어갈 수는 없을까?”
PC 사용자라면 이런 경험과 고민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원격지 PC제어 서비스를 활용하면 이런 고민들이 말끔히 해소된다. 국내에서도 이미 휴대폰·PDA·PC 등을 활용해 원격지에서 자신의 PC를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인터넷솔루션업체 유비테크놀로지스(대표 손대일 http://www.u2p.co.kr)가 제공하는 ‘씨투피어(C2PEER:Client to Peer)’ 서비스는 메신저·음성·P2P 등을 통해 어떤 인터넷 단말기로도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PC에 접속, 원격으로 PC를 작동시키고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PC를 개인 웹하드로 활용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해 정보나 지식도 교환할 수 있다.
PC의 전원을 켜거나 끄는 것은 물론 일반 가전기기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웹카메라를 활용하면 실시간 보안감시 기능도 제공한다. PC만 있으면 고가의 홈 게이트웨이와 같은 추가 장비를 구매하지 않고도 아주 저렴한 랜카드 크기의 카드 하나로 홈 게이트웨이를 대체할 수 있다. 물리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회사나 집에 있는 자신의 PC를 애플리케이션 서버로 활용하는 것이다.
데이콤도 PC나 PDA로 인터넷에 접속한 뒤 원격지에서 자신의 PC에 들어가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데이콤-네트로’( http://neturo.dacom.net)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벤처기업 와이즈현(대표 이준표 http://www.wisehyun.com)과 공동 개발한 이 서비스는 방화벽내에 있는 PC에도 접속이 가능하고 보안문제 해결을 위해 128비트 암호화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KTF도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원격으로 전산서버를 관리하는 ‘리모트센터 솔루션’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PDA 등 모바일기기로 24시간 원격지 전산서버시스템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은 물론 관리 및 제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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