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해외 협력사업 맥 빠진다

제임스카메론영화사 디지털스튜디오 유치 무산 위기

 대전시가 올초부터 추진해온 제임스카메룬영화사의 디지털스튜디오 유치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디지털콘텐츠 등 유망산업 분야의 외자 유치와 관련해 관련업계가 이른바 ‘카메룬 후유증’에 빠져 있다.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시가 업계·단체 등과 장기적으로 공동추진해온 대형 외자 유치 무산 위기가 지자체의 무성의와 준비없는 무책임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향후 다른 해외기업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10일 대전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임스카메룬영화사 측이 지난 6월 대전시를 방문한 후 최근까지 2회에 걸쳐 상호협력을 위한 추진 일정을 연기하는 등 디지털스튜디오 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런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시는 지난 6월 중순 제임스카메룬 측의 대전 방문 후 6월 말까지 상호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교환키로 합의했으나 7월로 연기했으며 최근 들어 9월로 또 한 차례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또 이 과정에서 수개월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당초부터 사업 추진 의사가 희박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난성 지적까지 받고 있다.

 이처럼 시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배경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제임스카메룬 측에서 요구한 현금 출자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당초 시는 엑스포과학공원에 제임스카메룬사의 디지털영상스튜디오 유치 등 시설 투자를 희망했고, 카메룬 측은 자신들이 추진 중인 영화 제작 프로젝트에 시가 60억원 가량의 제작비 투자와 기술 제공 등을 제안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지역 내 기업들을 카메룬 측과 연계시킨 스튜디오 유치 방안을 모색했지만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전시가 카메룬 측의 요구에 대한 마땅한 기획안이 없었던 데다 부문별 협력방안 등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지 않는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해 무산 위기를 초래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카메룬의 디지털스튜디오 대전유치가 무산될 경우 ‘안좋은 선례’를 남기게 돼 해외 기업들과 대전시간 매칭펀드 조성이나 협력 자체를 꺼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한 카메룬 측과 코드가 맞지 않아 현재 여러 가지 대안을 모색하면서 협상 중”이라며 “장기적으로 협력관계를 가지면서 문화산업단지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전시의 유치 결렬설 부인 속에서도 최근 경기도 모 기업이 향후 카메룬 측에서 제작할 영화를 60억원에 살 의향을 밝히고 경기도에서 카메룬 측과 사업을 진행하는 방향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들과 업계에서는 “향후 첨단산업 유치 등과 관련해 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전례를 만들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제임스카메룬 측에서는 늦어도 9월까지 공동사업 추진 여부를 확정하기를 원해 시로서는 많은 시간을 두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입장이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